817화
서신일은 회사 일에 간여하지 않은 지 오래였다. 오늘은 어쩌다가 서유인 손에 이끌려 나오긴 했지만 추성호의 말을 듣자니 상당히 혹했다.
서신일은 평생 벨레스가 한 손에 꼽히는 대기업이 되지 못한 것이 큰 한 티었다.
“어르신, 한 말씀 하시지요. 저희는 어르신의 안목을 믿습니다.”
현 전무가 공손하게 말을 건넸다.
“지금 서 회장이 편찮으시니 역시 저희는 어르신을 따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차제에 회사로 돌아오시지요.”
몇몇 이사가 권했다.
“요 몇 년 벨레스가 아주 커져서 이제는 FTT다음 가는 그룹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맞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이야 어떻든 추신과 함께 운영한 전자 상거래 플랫폼 사업이 아니었으면 벨레스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는 없었죠.”
“우리 벨레스의 화려한 미래를 다시 이끌어 주시죠.”
다들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니 은퇴를 해었던 서신일이지만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예전에 몸이 안 좋아서 은퇴를 하기는 했었지만 요 몇 년 요양을 잘한 덕에 몸도 많이 회복이 되었고 아직 사업적인 야심도 남아 있었다.
“솔직히 말입니다.”
현 전무가 서신일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댔다.
“서경주 회장이 강여름을 후계자로 정했다지만 어쨌든 그 친구야 강 씨 아닙니까? 서 씨의 벨레스를 강 씨에게 넘겨줄 수는 없죠.”
그 말을 들은 서신일의 안색이 변했다. 이렇게 지적을 하지 않았더라면 생각도 못해봤을 문제였다.
서유인의 얇은 입술이 씩 올라갔다.
할아버지, 합자 회사 설립 건은 추신에서 몇 번이나 건의를 했었는데요, 지금 실행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두 가문이 사돈을 맺지 않았더라면 추신에서 이 좋은 프로젝트에 굳이 벨레스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마어마한 투자액이 들어오는 일인데 우리는 할아버지 같은 분의 과단성 있게 결단이 필요하다니까요.”
서신일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책상을 탕 내리쳤다.
“그래! 그렇게 하자꾸나.”
“그렇게 하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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