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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화

아침을 다 먹고 나서 여름은 집을 나섰다. 여름이 나오는 것을 보더니 하준이 즉시 차에서 내렸다. 이틀 연속 밤을 새우고 집에도 가지 않아서 셔츠는 온통 구깃구깃하고 얼굴에는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랐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조각 같은 얼굴을 가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최하준 특유의 아우라를 더하는 느낌이었다. “어제 당신이 신고했어?” 충혈된 눈으로 하준이 여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응. 계속 우리 집 앞에서 안 가고 버티니까 너무 불편하더라고.” 여름이 얼음처럼 차갑게 말했다. 일말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는 말투였다. “당신….” 최하준의 가슴이 들썩였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대놓고 모욕을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뭐? 내가 뭐 당신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하는 사람이야? 최하준 씨, 필요하면 날 찾고 살기는 백지안이랑 살겠다는 거야 뭐야?” 여름이 가차 없이 지적했다. “분명히 말했을 텐데. 그날 백지안에게 갈 거면 다시는 나 찾아오지 말라고.” 자기에게 셀카를 찍어 보내고 곧바로 뽀르르 백지안에게 간 것을 생각하니 여름은 극도의 혐오감을 느꼈다. “그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내가 안 오면 치료를 안 받겠다고 병원에서 난동을 부린다잖아. 그래서 내가 가서 확실하게 말하고 왔어. 이거 봐. 내가 이별 통보했다고 나 영식이한테 맞았다니까.” 하준이 입가의 상처를 보여주며 불쌍한 척을 했다. “쓰읍, 아직도 너무 아파.” “잘됐네!” 여름이 싸늘하게 한 마디 뱉었다. 하준은 흠칫하더니 그래도 말을 이었다. “그래. 잘 됐지. 역시 우리 자기가 선견지명이 있더라. 가지 말았어야 했어.” “누가 당신 자기야? 말조심해.” 여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커다란 눈에 보드랍고 깨끗한 피부, 윤기 나는 입술을 보고 있자니 하준은 머리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특히나 그날 여름의 뽀뽀 이모티콘을 떠올리니 두근거리는 심장을 도무지 수습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그야말로 생떼를 쓰더라도 용서를 받고 그 달콤한 키스를 맛보고야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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