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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8화

경찰은 막상 백지안을 보고 나니 경멸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모든 사실을 낱낱이 다 까발리지 않은 것만 해도 이미 최하준 회장의 체면을 상당히 배려한 조치였다. “하준아, 경찰이 하는 일에는 협조해야 한다.” 최대범이 다시 엄숙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무 문제도 없다면 예식은 며칠 있다가 고대로 치르면 된다. 우리가 결혼식 한 번 더 올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미래에 FTT의 안주인이 될 사람은 결백한 사람이어야 한다. “하준아, 할아버지 말씀대로 하자꾸나.” 장춘자도 권했다. 사실 가족들은 하나 같이 백지안을 마음에 안 들어 했는데 하준이 한사코 결혼을 하겠다니 어쩔 수 없이 앉아있던 차에 경찰까지 들이닥치고 보니 만약 정말로 백지안에게 다른 사내라도 있었다면 절대로 이 결혼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결혼을 하려고 해도 이렇게 된 이상 확실하게 조사를 해보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이 하준의 두 번째 결혼인데 나중에 또 이혼을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백지안은 당황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할아버지께서 내내 저를 마음에 안 들어 하시는 건 알겠지만 오늘은 저와 하준이의 결혼식 날이에요.” “아까 말했지만 우리가 널 싫어하고 좋아하고와는 관계없다. 우리는 그저 경찰 조사에 협조하려는 거야. 아무 문제도 없다면 결혼식은 나중에 다시 치르면 된다.” 최대범이 살짝 화가 난 채로 말했다. ‘저것이 괘씸하게도 마치 지금 내가 일부러 결혼식을 막고 있다는 듯이 말을 하는구나?’ “할아버지 말씀대로 하자.” 최란도 입을 열었다. “가시죠.” 경찰도 이제 슬슬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오른쪽과 왼쪽에서 경찰이 각각 백지안을 잡고 나갔다. 그러더니 하준에게 말했다. “회장님께서 아직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곽철규라는 남자는 살인당했습니다. 이건 형사 사건이에요. 매우 심각한 사건입니다.”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던 하준은 바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변호사로서 형사사건을 잘 알고 있는 하준은 경찰이 심각하다고 말했다는 것은 백지안이 사건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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