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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화

“나도 다 당신 생각해서 그러는 거지. 백지안은 이제 곧 결혼하는데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한 번 부딪혀 보지 않으면 당신의 사랑은 이제 날아간단 말이야. 뭐,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요. 난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이어지길 바랄 뿐이니까.” 임윤서는 손을 흔들더니 여름에게 얼른 출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송영식은 멍하니 있다가 여름의 차가 일으키는 흙먼지 속에 서 있었다.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임윤서가 한 말이 정말 정확하게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을 푹 찔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바로 내일 백지안이 결혼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송영식이 백지안을 14년 동안 사랑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16살 그때부터 품어온 사랑을 도저히 한 번도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때는 지안과 하준이 사귀고 있어서 송영식은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하준은 형제나 다름없는 친구였기 때문에 송영식은 하준의 행복을 빌며 지안을 지키는 오빠 역할을 할 뿐이었다. 이제는 그렇게 짝사랑해 온 여자가 마침내 결혼을 한다. 지안을 생각하면 기뻤지만 자신을 생각하면 서글펐다. 서서히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백지안과 백윤택이 내려오고 있었다. 송역식의 눈이 백지안과 마주치자 지안은 씁쓰레한 웃음을 지었다. “걔들 잡았어?” “아니. 차 타고 그대로 도망쳐 버렸어.” 송역식이 낮은 소리로 답했다. 백윤택은 불만스럽게 구시렁거렸다. 안 그래도 부은 얼굴이 더욱 흉해 보였다. “내가 고것을 잡아서 아주 잡아 죽일 거야.” 송영식은 백윤택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노려봤다. 눈에 혐오감이 그득했다. 오늘은 임윤서가 때렸다고는 하지만 예전에 백윤택이 임윤서에게 심각하게 상해를 입혔던 것은 사실인데 그렇게 엄청나게 흉악한 일을 저질러 놓고도 그 일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성이 없는 것이 거슬렸다. “오빠, 차 가져와.” 백지안이 송영식의 기분을 눈치채고 얼른 말했다. “그래.” 백윤택이 자리를 떴다. 백지안은 미안한 듯 사과했다. “미안해. 우리 오빠가… 나도 진짜 뭐라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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