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9화
비밀스러운 룸.
백지안이 10분쯤 기다리니 천천히 문이 열렸다.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 미간에는 반쯤은 느른하고 반쯤은 무심한 분위기가 서려있었다.
“백지안 씨가 나에게 무슨 일입니까?”
“같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백지안이 그 얼굴을 보면서 평온하게 빙그레 웃었다.
“우리가 같이 할 일이 뭐가 있습니까? 저에 대해서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전 바쁜 사람입니다. 별 일 없으시면….”
“3년 전에 최하준 옆에 있던 지다빈은 가짜죠.”
백지안이 입을 열었다.
“나중에 지다빈이 죽을 때에야 진짜 지다빈을 데리고 왔어요. 내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당시에 당신들은 백소영을 백소영을 바꿔치기 하려고 했을 거예요. 최하준이 백소영을 감옥에 처넣으면 강여름과 사이가 벌어질 테니까. 그리고 그 가짜 지다빈은 최하준의 곁에 있을 때 계속해서 최하준의 약에 손을 댔어요. 결국 최하준은 병세가 심해져서 점점 기억을 잃었죠.”
남자의 눈이 점점 깊어지면서 차가워졌다.
천천히 백지안의 맞은 편에 와서 앉더니 얼굴에 비열한 웃음이 떠올랐다.
“백지안 씨는 아시는 게 많군요.”
“당시에 내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최하준은 지금쯤 미쳤겠죠.”
백지안이 말했다.
“아시니 다행이군요. 당신은 내 계획을 망쳤습니다.”
남자가 어금니를 물고 말했다.
“그래 놓고 지금 나와 협상을 하자는 겁니까?”
백지안이 웃었다.
“당신의 가면 속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을 텐데요? 난 증거를 가지고 있거든요. 3년 전에 최하준의 건강을 관리하면서 나는 누군가가 하준이의 약에 손을 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아주 교묘한 수법이라 나 같은 의사가 아니면 아마도 들키지 않았겠죠.”
남자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이 없었다.
백지안이 그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
“3년 전의 일은 대충 그렇게 알고 있어요. 당시 다빈이는 강여경이 성형수술을 한 거였죠. 나중에 강여경이 어디로 갔는지는 당신들 밖에는 모르고요.”
“당신들?”
남자가 웃었다.
“하늘과 땅을 속이고 최하준의 친구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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