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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화

오전 10시. 5성급 호텔. 송영식이 초청장을 보여주고 들어간 뒤 아시아 SE의 한 대표가 득의양양하게 맞으러 나왔다. “송 대표, 어서 오십시오. 오실 줄 알았습니다. 오슬란에서 게런을 몇 번이나 초청했는데 번번이 거절했었다면서요? 나도 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두근거리면서 초대했는데 동의할 줄은 몰랐습니다.” “축하합니다, 한 대표. 좋아서 얼마나 웃었는지 주름 생기겠습니다.” 송영식이 사악하게 웃었다. “하지만 게런도 그저 포럼에서 강의하러 온 거지 근로 계약을 맺으러 온 건 아니잖습니까?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니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모르는 일이지요.”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게런이 저녁 약속에도 응했거든요. 나중에 화장품 제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한 대표가 껄껄 웃었다. “미안하지만 우리가 게런의 배방을 얻으면 다음 2분기 매출은 우리가 오슬란을 한참 압도하게 될 겁니다.” 송영식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한 대표가 송영식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송 대표는 별 신경 안 쓰시겠지요. 쿠베라 산하에 기업이 얼마나 많은데 뭐 오슬란의 매출 정도야 뭐…. 오슬란이 무너져도 송 대표가 키울 기업은 얼마든지 있으니 나중에는 우리가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송영식은 입꼬리를 올리긴 했지만 한껏 싸늘한 표정이었다. ‘그래. 쿠베라 산하에 기업이 많기는 하지. 그렇지만 우리 집안에는 자식도 많다고. 오슬란은 내가 내 손으로 일군 회사야. 내 손으로 키운 브랜드가 망하면 식구들에게 망신당할 거라고. 그러니 난 반드시 게런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해. 오늘 포럼의 주요 강연자이니 게런이 오늘 반드시 나타나겠지.’ 11시 반, 사회자가 박수를 쳤다. “세계적인 천재 조재사 게런 선생님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여러 말 할 필요 없이 게런 선생님은 고급 브랜드 화장품의 효시인 심슨 선생님의 수제자 입니다. 이제 게런 선생님은 국제적 일류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네이비 보틀 아이 크립으로 전세계 최고 판매량을 올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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