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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화

하준은 나가자 마자 휴대 전화를 켰다. 받지 않은 전화가 몇 통 있었다. 위챗을 열어보니 하준이 30분 전 지안에게 보낸 톡이 마지막이었다. -저녁에 급한 일로 출장 가서 못 올 것 같아. 먼저 자. 하준은 두통에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가 이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냐? 나오. 한잔하자.” “싫어. 어제 야간 수술해서 지금 너무 피곤해.” 이주혁이 무정하게 거절했다. “그럼 내가 네 집으로 갈게. 하준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 결국 하준이 도착해서 보니 이주혁은 완전히 골아 떨어져서 자고 있었다. 이주혁을 그대로 침대에서 잡아 끌어내렸다. “일어나. 한잔해.” 봉두난발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모를 발산하는 이주혁이 이 사이로 뱉었다. “왜 또 이러냐? 어젯밤에 안 들어갔으면 반성을 해야지 오늘은 또 왜 나한테 와서 이래? 어라? 이거 무슨 냄새야?” 이주혁은 확 어이가 없어졌다. “여자 냄새… 이거 강여름 냄새잖아?” “네가 강여름에게서 나는 냄새를 어떻게 알아?” 하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 “오늘 아침에 걔네 집 문 열고 들어가는데 딱 이 냄새 나던걸. 하도 좋아서 기억이 난다.” 이주혁이 말을 마치자 하준이 눈으로 싸늘한 경고를 날리고 있었다. “잊어버리시지.” 이주혁은 할 말을 잃었다. “대체 어쩌려고 이래? 아침에 얘기 잘 했잖아? 왜 또….” “옷 입어.” 하준이 이주혁에게 옷을 던지더니 돌아서 걸어나갔다. 이주혁은 한숨을 쉬었지만 결국 나가 보았다. 하준이 10년 된 샤또 라피트 로칠드를 따고 있었다. “야, 그거 내가 얼마나 아끼는 건데, 내려 놔!” 그러나 하준은 전혀 개의치 않고 뻥하고 따버렸다. 이주혁이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았다. “아 이 자식아, 왜 영식이한테 안 가고, 여기 와서 이래.” “내가 영식이한테 강여름이랑 이틀 연속 잤다고 하면 완전히 나랑 절교할 걸.” 이주혁에게 한잔을 따라주었다. “내가 굳이 걔랑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겠냐?” “……” 이주혁이 마른 세수를 하더니 하준이 다 마셔버릴까 싶어 얼른 와인을 꿀꺽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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