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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차가 해변 별장에 도착했다. “먼저 들어가. 나는 누굴 좀 만나서 할 얘기가 있어.” “아까까지 접대 있다고 말 안 했잖아?” 백지안이 농담처럼 물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하준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답했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백지안은 이를 깨물고는 할 수 없이 들어갔다. 몇 마디 하려고 돌아섰는데 하준의 차는 이미 출발하고 없었다. 백지안은 발을 굴렀다. 어쩐 일인지 아무래도 하준이 여름을 찾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뒤, 스포츠카가 굴 전문점 앞에 멈췄다. ‘지훈이 굴을 먹으러 간다고 했겠다? 서울에서 굴 좋아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집이 제일 유명하지. 십중팔구 이 집에 왔을 거야.’ 하준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른한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 하준이 고개를 들어 바 가운데를 보았다. 굽실굽실한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자가 높은 바 의자에 앉아 노래하고 있었다. 다리 하나는 발걸이에 걸치고 다른 한 쪽은 바닥에 늘어뜨리고 있었다. 연한 청바지에 흑백 뮬이 가느다란 발목을 더 예쁘게 보이게 해주었다. 아스라한 바의 조명이 여름을 비추고 있어서 밤에 핀 장미를 보는 듯했다. 치명적인 매력이 한껏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특히나 가볍게 튕기는 기타가 매력을 더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그녀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고 여자들은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쿨함에 소리지르고 있었다. “자, 다 같이!” 여름이 의자에서 내려왔다. 손에 든 기타의 선율이 빨라졌다. 당장 무대에 서는 가수가 되어도 손색이 없을 실력이었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자 작은 얼굴이 드러났다. 환한 표정에 눈에서는 별이 반짝이듯 빛나고 있었다. 하준의 두 다리가 붙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이 순간 여름은 무대에 선 스타 같았다. 홀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준은 여름이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지 몰랐다. 아이돌이라는 시아보다 실력이 나은 것 같았다. 기타를 치는 줄도 몰랐다. 특히나 여름이 웃으면 그렇게 찬란하게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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