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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화

돌아보니 여름이 훤칠한 젊은 남자와 걸어나왔다. 남자는 청바지에 셔츠를 입고 짧은 머리는 살짝 웨이브가 있는 것이 심플한 차림인데도 상당히 패션감각이 돋보였다. 남자의 손에는 베이지색 바람막이가 들려있었다. 딱 봐도 여름의 것이었다. ‘이 인간이… 아직 이혼서류에 도장도 안 찍고 이 남자 저 남자랑 어울려 다니고 있어?’ 순식간에 하준의 시선에 한기가 어렸다. 이때 여름이 하준 일행을 보게 되었다. 여름이 눈을 깜빡이더니 아무말 없이 이지훈을 쳐다봤다. 이지훈인 곤란한 듯 코를 쓱 비볐다. 갑자기 백지안이 입을 열었다. “지훈 씨, 아까 말하던 친구라는 게… 저 사람들이었어요?” “아, 어.” 이지훈이 끄덕였다. “서머가 돌아왔는데 밥은 한 번 먹어야지. 너희들 별로 사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따로 만나려고 했지. 우리 먼저 간다.” 이지훈이 손을 흔들며 여름 쪽으로 걸어갔다. 시아가 조그맣게 말했다. “다들 아는 사이인데 같이 클럽에 가서 놀면 재미있을 텐데.” 다들 시아를 돌아봤다. 이주혁은 미간을 찌푸리는데 하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따. “안 될 것도 없지. 마침 내가 강 대표한테 이 험난한 비즈니스 계에서 어떻게 죽음 직전에 살아 돌아왔는지, 대체 무슨 수로 그 큰 회사들과 계약을 맺었는지 궁금해서 한 수 배우고 싶던 참이거든. 이렇게 날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으니 한 턱 내야 하는 거 아닌가?” 여름이 느른하게 흘겨보더니 입을 열려다 말고 속트림을 했다. “아우, 죄송해요. 너무 많이 먹었나 봐. 아, 방금 뭐라고?” “……” 주변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지훈이 감탄스럽다는 눈으로 여름을 보고 있긴 했지만 하준의 차가운 얼굴이 순식간에 날카로운 분노의 기운을 뿜어냈다 다들 하준의 힐난이 쏟아질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하준이 웃었다. “화신 상장가가 한껏 오르니 자기가 뭐라고 된 줄 아나 보지? 강여름, 아무리 그래 봤자 화신은 내게는 아무것도 아니야.” 여름이 귀를 슬쩍 만졌다. “아 무슨 소린지 알겠다. 당신한테는 내가 확실히 고맙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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