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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화

강여름은 매일 그 2층 집에서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답답한 나날을 보냈다. 그저 텔레비전을 보거나 테라스에 나가서 바람을 쐴 뿐이었다. 가끔 테라스에서 밖을 내려다보고 있자면 그대로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배 속의 아이를 생각해 억지로 참았다. 여름은 1주일을 견뎠다. 상혁이 여름을 병원에 데려가 산전 검사를 받으려고 차를 몰고 왔다. “하준 씨는요?” 여름이 물었다. 상혁이 난감한지 입을 못 열고 있었다. 여름이 웃었다. “알아요. 백지안 옆에 붙어 있느라고 바쁘겠죠. 백지안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요?” “사모님, 이러지 마십시오.” 상혁의 눈에 동정과 연민이 컸다. “같이 병원에나 가시죠.” 여름은 뭔가 더 말하려다가 곁에 있는 낯선 보디가드를 보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병원에 가는 길에 상혁이 운전했다. 뒷좌석에 여름만 남아있게 되었을 때에야 상혁이 입을 열었다. “요즘 제가 회장님과 백지안을 위해서 꽤 애쓰고 있어서 회장님이 이제 저를 의심하지 않으십니다.” “저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여름은 하준이 상혁까지 의심해서 지켜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아마도 전에 제가 회장님께 사모님 편을 드는 듯한 말을 좀 해서 그런지 한동안은 저를 좀 못 미더워 하시더라고요. 상혁이 조그맣게 말했다. “지난번에 제가 유산을 가장할 수 있게 준비해 달라고….” “이젠 그 작전도 안 통해요. 하준 씨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겼다가는 윤서랑 우리 아버지를 가만두지 않겠다네요. 난 이제 윤서가 제일 걱정이에요." 여름이 담담히 말했다. “백윤택이 풀려나면 이제 전보다 훨씬 더 지독하게 윤서에게 복수하려고 들 텐데, 윤서는 나랑 연락이 닿지 않으면 서울을 떠나려고도 하지 않을 거예요. 윤서가 바로 외국으로 나가게 제소식을 좀 전해 줄 수 있나요?” “네, 하지만 임윤서 씨도 없으면 사모님은….” “연락해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어요. 최양하예요.” 여름이 갑자기 말했다. 상혁은 흠칫했다. “그 분이 도움이 될까요?” “나도 100% 확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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