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화
“여름아. 아니야.”
임윤서가 애원하듯 여름을 쳐다봤다.
“난 그냥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래.”
“그런 소리 하지 마. 넌 그렇게 비겁한 인간이 아니라고."
여름은 화가 나서 하준을 노려봤다.
“당신이 말해. 자신 있으면 어디 말해 보라고.”
하준은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풀었다.
“강여름, 이 일을 자꾸 크게 만들면 당신 아버지는 치료를 못 받게 될 거야.”
여름의 머릿속에 콰르릉하고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여름은 다시 임윤서를 쳐다봤다.
“저렇게 널 협박하디?”
임윤서가 씁쓸하게 답했다.
“아빠는 한 분뿐이잖아. 난 네가 아빠를 잃게 할 수는 없어.”
“그래, 내게는 이제 아빠 한 분뿐이라 얼마나 소중한지는 다들 알겠지. 그래서 이렇게 번번이 우리 아빠를 가지고 날 위협하는 거겠지.”
여름은 싸늘하게 하준을 노려봤다.
“지난번에는 백지안의 명예를 지켜주겠다고 나에게 이혼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라고 했잖아. 아직도 사람들은 날 욕하고 있어. 그런데 이제는 그 인간쓰레기도 놓아달라고?”
하준은 일자로 입을 꾹 다물고 침묵했다.
여름은 결국 두 손으로 있는 힘껏 하준을 밀쳤다.
“최하준, 나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당신이 사람이야? 백지안을 위해서 이렇게 누누이 나와 내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하다니. 내가 전생에 대체 무슨 죽을죄를 지었길래 당신을 만났을까….”
여름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쓰려져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하준은 목이 꽉 막혔다. 어쩐 일인지 누군가가 심장을 손으로 꽉 쥐어버린 듯 아프고 숨을 쉴 수 없었다.
“여름아, 울지 마.”
임윤서가 어렵사리 일어나 여름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몸을 일으키자마자 통증에 다시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아직 아플 텐데 움직이지 마.”
여름이 다급히 다가가 임윤서를 부축했다.
“내 말 들어. 그렇게 하자. 이제 그만 해. 어쨌든… 난 아직 살아 있잖아.”
임윤서가 여름의 손을 잡고 억지로 웃어 보였다.
“안 돼.”
여름이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도 백윤택이 처벌을 받지 않으면 다음에는 더 날뛸 거라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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