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화
최양하는 이마를 문질렀다.
‘하아, 가끔 여자들 육감은 정말 무서울 때가 있다니까.’
“실은 저도 형님이랑 송영식 일행이 요즘 매일 백지안을 만난다고 누구한테 들었어요. 다른 건 저도 잘 모릅니다.”
“옛날 애인을 만나서 피하지 않고 계속 만나려고 든다면 바람 나는 건 시간 문제 아닌가요?”
여름이 입술을 깨물었다. 속이 쓰렸다.
“난 우리 쌍둥이가 아빠 없이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최양하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
40분 뒤, 차는 펍 주차장에 멈췄다.
여름이 차문을 열고 나왔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최양하는 아무래도 배 속의 아기가 걱정이 되서 급히 따라왔다.
여름은 2층으로 올라가서 방을 하나하나 열어보았다. 네 번째 방문을 열자 소파 위에 남녀가 부둥켜안고 있었다. 그 훤칠한 키에 그 이목구비는 최하준이었다. 하준은 얼굴을 온통 백지안의 가슴에 묻고 백지안은 하준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문이 벌컥 열리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가만히 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는 여름은 완전히 속이 울렁거렸다.
‘더러워. 토하고 싶어!’
여름이 사랑하는 그 남자가 다른 여자의 몸에 안겨 있었다.
여름은 하준이 마음속에서 단 한 번도 백지안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최하준이 난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아이들이 있잖아?’
가슴에서 분노가 치솟았다. 여름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백지안이 급히 하준을 밀쳤다.
“준 와이프예요? 이건 지금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니라….”
여름은 테이블에 있던 술잔을 들어서 백지안의 얼굴에 부었다.
“꺄악!”
백지안이 비명을 질렀다.
소파에 기대어 있던 하준은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 하준은 가장 괴로웠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돌리고 있다가 갑자기 비명소리에 깬 것이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백지안의 머리에서부터 옷과 몸이 온통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완전히 분노에 찬 여름이 술잔을 들고 서 있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하준이 벌떡 일어서서 여름을 노려보았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