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화
여름이 말은 그렇게 하긴 했지만 정말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부끄러웠다.
“됐어요. 내가 할게.”
얼른 가서 하준을 밀어내려고 했다.
“안 돼. 우리 마누라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직접 느껴봐야 해.”
하준이 새빨개진 여름의 얼굴을 보고 일부러 놀렸다.
“제대로 빨 줄도 모르면서.”
여름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
“그렇게 문지르면 안 돼요. 다 망가지겠네.”
“그럼 가르쳐 주던가.”
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어린애처럼 얌전히 가르쳐 달라는 표정을 했다.
여름은 마침내 자기가 제 무덤을 팠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른.”
하준이 재촉했다.
여름은 할 수 없이 울상을 하고 쪼그리고 앉아 하준을 가르쳤다.
“이렇게 뒤집어서 반대쪽으로…”
가르치는 대로 조심스럽게 자기 속옷을 빠는 하준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빨래를 널더니 하준이 돌아봤다. 복잡하면서도 감개무량한 여름의 눈을 보더니 우습기도 하고 슬쩍 짜증도 났다.
“그런 눈으로 볼 일인가?”
“당연하죠. 남이 내 속옷 빨아준 거 처음이거든요.”
여름이 입을 비죽거렸다. 전에 한선우와 몇 년을 사귀었지만 두 사람은 이 정도까지 친밀하지는 않았다.
남친이 속옷을 빨아준다는 것은 남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함께 살고 나서 그 거만한 최하준이 자기 빨래를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당신 속옷 빨래해 줄 남자가 더 필요한 건 아니겠지?”
하준이 여름을 안아 침대에 올려놓으며 경고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한선우와 양유진이 당신 속옷을 안 빨았기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내가 그 손모가지를 그냥….”
“그럴 일 없네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최하준 밖에 없으니까.”
여름이 하준의 목에 손을 걸더니 먼저 입을 쪽 맞췄다.
“쭌, 사랑해요.”
여름의 가벼운 키스에 하준은 심장이 떨렸다.
손을 뻗어 여름의 코끝을 살짝 꼬집었다.
“진짜?”
“내가 거짓말한 적 있던가?”
여름은 마음이 답답했다.
‘완전 진심으로 고백하는 거라고, 이 바보.’
“예전에!”
하준의 눈에 원망스러운 빛이 돌았다.
“전에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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