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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한선우의 입술은 우아하게 벙긋거렸다. 한선우의 그 아름다운 입에서 흘러나오는 가슴 두근거리는 말을 얼마나 들었던가. 그러나 지금 그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가슴을 아리게만 했다. “그래, 내가 좀 못됐지. 그래서 약혼녀를 위해서 복수라도 하시게?” “아직도 이해를 못 하는구나.” 한선우는 화가 나서 말했다. “안 그래도 아버님하고 어머님이 너에게 불만이 많으신데 왜 좀 얌전히 있질 못해? 지금 다들 네가 속 좁은 애라고 손가락질한다고.” “그래, 나 속 좁아.” 여름은 시원하게 인정했다. “내가 마더 테레사는 아니잖아?” “강여름!” 한선우가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차를 쾅 내리쳤다. “정말 실망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난 꾹 참아 가며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더 빨리 한주그룹을 장악할까 하는 생각뿐인데, 넌⋯.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야? TH에서도 뛰쳐나가고, 명예도 다 잃고⋯. 제발 너도 같이 노력해 주면 안 되겠어?” “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 ‘네 외숙모가 되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 자식아!’ 한선우는 어이없어 픽 웃었다. “열심히 한다는 게 여경이 괴롭히는 거냐? 계속 이러다가는 걔가 너보다 잘나갈 거야. 그래, 걔가 배운 것이 좀 없긴 하지. 하지만 걔는 똑똑하고 열심히 한다고. 매일 밤늦게까지⋯.” “아, 벌써 강여경의 장점을 아주 많이 찾아냈네?” 여름이 조롱하듯 웃었다. 그 말을 들은 한선우는 여름이 질투한다고 생각했다. “여름아, 지금 질투할 때가 아니라니까.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누가 질투를 해? 날 버리고 강여경이랑 약혼을 해 놓고 날 더러 누굴 위해 노력하라는 거야! 내가 노력을 안 하면 날 포기할 거야? 오빠가 원하는 게 좋아하는 여자야, 아니면 오빠의 신분에 어울리는, 오빠를 빛내줄 사람이야? “널 좋아하지도 않는데 여기서 내가 이러고 시간을 낭비하겠어? 말 좀 들어. 가서 어머님, 아버님하고 여경이에게 사과해. 어서 회사 복귀하고.” 한선우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TH로 내가 왜 돌아가? 노력하면 뭐해? 강여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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