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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화

물론 여름이 다시는 차민우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차진우는 정말 여름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지시하고 나서 차진우는 강신희에게 전화걸었다. 한껏 부드러운 말투였다. “언제 와?” “아직 쇼핑 중인데.” 강신희도 쇼핑할 때는 다른 사람들과 별다르지 않았다. “한동안 서울에서 지내야 하니까 여경이랑 옷이랑 화장품 좀 사두려고.” “나도 옷 좀 사줘.” 그러더니 바로 애교스럽게 말했다. “빨리 와, 같이 저녁 먹게.” 마흔이 넘었는데도 애교라니 강신희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 원피스 엄마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강여경이 푸른 색에 자수가 있는 원피스를 들고 와서 생글생글 웃었다. 강신희가 보니 평범한 디자인이었다. 그러나 강여경이 하도 열성적으로 추천을 하니 대충 답했다. “그럼 사자.” “안 입어 보고요?” 강여경이 물었다. “됐다.” 강신희는 바로 카드를 내밀었다. 강여경은 강신희가 마음에 들어 하는 줄 알고 기뻤다. 자기 안목이 높다고 생각하고는 내내 강신희에게 이것저것을 골라주었다. 그러나 사실 강신희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 강신희는 골치가 아팠다. ‘애 취향이 어쩜 이렇게 저속할까?’ 그래도 딸이 충격을 받을까 봐 그대로 쇼핑을 계속 했다. 그러나 그런 쇼핑이 재미있을 리 없었다.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엄마, 우리 저녁도 먹고 들어갈까요?” 강여경이 제의했다. 실은 아직도 사고 싶은 것이 많은데 걸어 다니는 ATM과 함께 있으니 쇼핑을 더 하고 싶었던 것이다. “됐다. 아저씨는 밖에서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셔.”강신희가 단칼에 거절했다. ****** 쇼핑몰에서 나와 둘은 입구에서 기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 5시쯤이라서 점점 차가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서경주는 차에서 서류를 살펴보다가 피곤해서 미간을 문질렀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마침 쇼핑몰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길가의 누군가를 보더니 번개라도 맞은 듯 온몸이 굳어버렸다. 곧 크게 소리쳤다. “차 세워!” 기사는 깜짝 놀랐다. “여기는 주정차 금지 구역입니다.” “세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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