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4화
하준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눈을 내리깔았다. 자신이 여름에게 준 상처는 조금도 낫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아까는 다시 자기를 잃을까 봐 조바심이 나서 화가 났던 거야. 내가 동료랑 밥 먹는다고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다가 들켰다고 생각해 봐. 게다가 당신은 모르는 어린 여자애랑 있었다면 당신은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여름은 입술을 깨물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니 확실히 기분이 좋을 것 같지는 않았다.
“미안해. 앞으로는… 절대 걔랑 따로 약속 잡지 않을게.”
“꼭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하준이 여름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문득 웃었다.
“동생 같은 아이라며? 그럼 내가 당신을 좀 더 믿어야지. 다음부터는 거짓말만 안 하면 돼.”
“정말… 괜찮아?”
여름은 흠칫했다.
“딱 쟤 하나만. 더는 안 돼.”
하준이 유유히 말했다.
“걱정하지 마. 당신이 쟤를 만나는 데는 동의하지만 난 절대로 다른 여자랑 따로 밥 먹거나 약속 잡거나 그러지 않을 거야.”
그 말을 들은 여름은 얼어붙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서 발끝을 들고 하준의 목에 손을 걸더니 입술에 키스했다.
“고마워. 걱정하지 마. 민우가 집 보러 갈 때만 한 번 도와줄게. 서울 쪽에는 아는 게 너무 없어서 그래. 또 밥 먹자고 하면 당신도 부를게. 당신이 못 간다면 나도 따로 식사는 하지 않을게.”
“좋아.”
여름의 입술이 남긴 달콤함을 되새기며 하준이 답했다.
공공장소만 아니었으면 하준은 여름을 품에 안고 길고 긴 키스를 했을 것이다.
“그 녀석이 서울에 집을 산다고?”
“응, 부모님이 여기서 한동안 사실 건가 봐.”
여름이 말했다.
“혹시 뭐 하는 집안인지는 알아?”
하준이 물었다.
“은행한다던데 나도 잘은 몰라. 저렇게 어린 애가 무슨 은행을 하겠어?”
여름은 잠깐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아, 자기가 가지고 있는 플레티넘 카드, 민우도 가지고 있던데? 확실히 보통 애는 아닌 것 같기도?”
하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뭐라고? 플레티넘 카드는 L국에서 발행하는데 전세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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