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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1화

시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이주혁의 입술에서는 핏방울이 맺혀있었고 두 눈은 아직 이글거리고 있었고 바지 아래서는 생생한 욕망의 증거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유혹해도 얼음 조각처럼 차갑기만 하던 이주혁이었다. 여자를 홀리고 다닌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목석같은 이주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주혁은 여자를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만 만 반응이 없는 것이었다. 원연수에게는 저렇게 흥분하다니 너무 분해서 도저히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질투로 가슴이 폭발할 것 같았다. ‘원연수가 나보다 나은 게 뭐야? 분명 뭔가 부정한 수단으로 주혁 씨를 유혹한 게 틀림없어! 이 더러운 것이!’ 원연수가 눈앞에 있었다면 당장 따귀라도 올려붙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뒤따르던 소연희도 분위기를 파악하고 경악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주혁은 태연하게 테이블에 다리를 올리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오히려 시아가 나타난 것이 불만인 듯했다. “여긴 무슨 일이야?” “넌 나가 있어.” 시아가 소연희에게 눈짓했다. 소연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숨을 쉬었다. ‘대표님이 시아 님을 엄청 아끼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 봐. 시아 님을 신경 쓴다면 이런 상황이 발각되고 나서 저렇게 쫄리는 거 하나 없다는 듯 태연하고 냉정할 수는 없지.’ 사무실 문이 닫히자 시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곧 뚝뚝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왜? 하고 싶으면 나한테 오지…” “너한테?” 이주혁이 말을 끊더니 눈을 들어 담담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너한테는 끌리지가 않아.” “……” 시아는 너무 크게 충격을 받아서 눈 앞이 하얘졌다. ‘무슨 소리야? 나한테는 끌리지 않는다니? 원연수한테는 끌렸잖아?’ 이주혁이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눈으로 시아를 흘끗 쳐다보았다. “무슨 망상을 하고 있나? 내가 왜 너랑 결혼하는지 아직도 잘 몰라? 네가 날 컨트롤 하려고 든다면 이주혁의 아내가 되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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