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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화

하준은 머리 속이 신경이 툭 하고 끊어지는 것 같았다. 와락 여름을 품에 안아 들었다. “어머! 뭐 하는 거야? 놔.” 여름이 몸부림쳤다. 집도 아닌데 식당 종업원이라도 들어오면 어쩌나 싶었다. “뭐 하냐고?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어 놨으니 책임을 져야지.” 하준이 소리를 죽여 큭큭 웃더니 고개를 숙여 키스로 여름의 입을 꼭 틀어막았다. 하준의 품에 안긴 여름은 그저 편안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흐릿하게 하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부터 밥은 우리 둘이서만 먹자. 사람 많으니까 시끄럽기만 하고….” “그래.” ****** 해변도로. 윤서는 여름의 차를 타고 나왔기 때문에 자기 차를 갖고 오지 않았다. 길에 오가는 차가 꽤 있기는 했지만 잡으려고 서 있어 보니 택시는 없고 죄 자가용이었다. 핸드폰을 들고 막 어플로 차를 잡아볼까 생각 중이었다. 그런데 근처 고급 레스토랑 입구에서 젊은 남자가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었다. 윤상원이었다. 윤상원은 한눈에 자신의 첫사랑을 알아보았다. 은은한 달빛 아래 윤서는 예쁘게 말린 긴 머리가 등 뒤로 늘어뜨렸다. 원피스는 윤서의 굴곡 있는 윤곽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 주었다. 오똑한 콧날은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는 윤서의 옆모습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이게 해주었다. 윤상원은 잠시 호흡이 멈출 지경이었다. 마지막으로 몇 달 전 공항에서 만났을 때 윤서는 아이를 둘 데리고 있었다. 나중에 최하준과 강여름의 일이 다 알려지고 나서야 윤상원은 그 아이들이 강여름의 아이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야 윤상원은 윤서가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화장품 조제사로 글로벌한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 윤서와 송영식이 하룻밤을 보내고 약혼을 했다가 얼마 뒤 송영식이 윤서를 버리고 백지안에게 가버렸다는 이야기도 보았다. 그때 윤상원은 윤서를 위로해 주고 싶어서 사방으로 전화번호를 물어보러 다녔지만 윤서는 곧 송태구의 수양딸로 들어갔다. 이제 윤서는 정치계 거물의 양녀로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세계의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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