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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화

“…알겠어.” 애들 일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여름은 결국 한숨을 쉬었다. 하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러면 진숙 이모님한테 저녁 더 많이 하시라고 할게. 당신 좋아하는 걸로.” 여름이 하준을 흘겨보았다.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하냐? 이혼까지 했는데 자기 집에서 밥을 먹자니, 남들이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어?’ “이모님이 얼마나 그랬다고.” 여름의 싸늘한 눈빛을 못 본 척하며 하준이 신나서 말을 이었다. “당신 보고 싶다고.” 여름은 갑자기 심장 한 켠으로 따스해졌다. 예전에 한참 여름이 힘들었을 때 진숙 이모님이 여름을 꽤 지탱해 주기도 했다. “아직도 진숙 이모님이랑 있었어?” “지난 번에 찾아서 모셔왔지. 우리 별장을 경매로 넘기면서 많은 고용인들을 내보냈는데 지난 번에 내가 동성에 다녀오면서 다시 모셔왔지.” 말하면서 하준은 여름에게 안전벨트를 채웠다. 잠깐 여름이 정신을 파는 사이 하준은 얼른 여름의 입술에 깃털 같은 키스를 했다. “복숭아 맛 립스틱” 하준이 매끄러운 눈썹을 까닥해 보였다. 비즈니스 계의 카리스마 황태자로 불리는 최하준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 여름의 볼은 달아오르듯 빨갛게 달아올랐다. ‘정말이지 이놈의 무뢰배 껌딱지는 어쩔 수가 없구먼.’ “빨리 운전이나 해. 아침부터 미팅있다고.” 하준의 눈이 반짝했다. 여름이 째려보거나 최소한 듣기 싫은 소리 한 마디는 들어먹을 각오였는데 별 말이 없었다. ‘이제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생각하나? 나름… 발전이라고 봐야겠지?’ “알겠습니다! 우리 와이프, 30분 안에 회사로 모시겠습니다.” 하준이 기쁜듯 운전석에 올라탔다. 여름이 이 사이로 말을 뱉었다. “최하준, 적당히 하시지? 누가 당신 와이프야?” “적당히 하면 내 와이프가 돼 줄 거야?” 하준이 되물었다. “헛소리 작작해!” 여름이 가차없이 받아 쳤다. 하준은 싱글거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적당히 해도 와이프가 되줄 게 아니라면 그냥 계속 미친 척하고 와이프라고 부를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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