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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6화

여름은 더 이상 양유진과 얽힐 생각이 없었다. 기회를 노려 양유진과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졌을 때 휴대 전화를 잽싸게 집어 들었다. 신발도 신지 않고 별당에서 달려 나가 차에 올랐다. 차는 먼지를 일으키며 별장을 떠났다. 백미러로 쫓아 나오는 양유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여름은 심장이 떨렸다. 양유진과 이렇게 싸우게 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온화한 모습만 보여주던 양유진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여름은 하준과도 이렇게 몸싸움을 벌여본 적이 없었다. 지금 여름은 얼굴부터 팔, 어깨… 온몸에 쑤시지 않는 곳이 없었다. 방금 본 양유진의 표정은 너무나 무서웠다. 지난번에 양유진이 여름을 강제로 안으려고 했을 때에도 그런 표정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순간적으로 지나갔던지라 여름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 봤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또렷이 보았다. ‘나에게 너무 깊이 상처를 입어서 사람이 변한 걸까, 아니면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간 잘 숨기고 있었던 걸까?’ 여름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더 이상은 그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없었다. 여름이 떠나고 나서 모든 것을 다 때려 부수고 있다는 사실을 여름은 몰랐다. 다 때려 부수고 나서 난장판을 보는 양유진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양유진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젠장. 아직은 강여름과 이 난리를 칠 때가 아닌데.’ 양유진은 다시 미친 듯이 여름에게 톡을 보냈다. -여름 씨, 정말 미안해요. 의도적으로 그렇게 손을 댄 게 아니에요. 그냥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제발 돌아와요. 난 여름 씨를 잃고 싶지 않아요. ****** 임윤서 네 집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여름은 양유진의 톡을 보았다. 여름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처음으로 양유진이라는 인간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사람이며 극단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름은 답하지 않았다. 지금은 뭐라고 해야 좋을지도 알 수가 없었다. 벨 소리에 나온 윤서는 퉁퉁 부어오른 여름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어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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