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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0화

“우리 선우가… 그렇게 잘 생겼는데 갈 때는 그저 한 줌 재가 되어 버렸네.” 여름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니. 더 이상 한선우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의 맹목적인 사랑이 아니었던가. 사랑도 했고 미워도 했다. 이제 두 사람은 각자 결혼을 했다지만 그래도 약간의 정은 남아 있는 법이었다. 그런데 그런 한선우의 비보를 듣고 나니 여름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 경비들의 손이 느슨해진 틈을 타 양수영이 칼을 집어 들고 여름을 찔러 들어왔다. “조심해!” 커다란 그림자가 후다닥 달려들어 여름을 안고 구석으로 굴렀다. 양수영은 하준이 여름을 구하는 것을 보고 더 길길이 날뛰었다. “이 천박한 것이 유진이와 결혼을 해 놓고도 우리 선우에다가 전남편까지 꼬셔? 이런 뻔뻔한 바람둥이를 보았나?” 하준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신속하고 정확한 동작으로 양수영을 제압하고 칼을 빼앗았다. 그러고는 막 들어오는 경찰에 넘겼다. “살인 미수니까 잘 잡아두십시오.”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고 나서야 양수영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니야! 난 아들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내 새끼 마지막 가는 길은 봐야 할 거 아니야?” 경찰들이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일단 경찰서로 데려가겠습니다. 한바탕 설교를 들으면 정신 차리시겠죠. 다음부터 그러지 않겠다고 하면 저희도 더는 추궁하지 않겠습니다.” 곧 경찰은 양수영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여름은 비틀거리며 주차장으로 갔다. 걸어가면서 양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한선우 씨에게…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네.” 살짝 울먹이는 듯한 양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장례식장이에요. 오늘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서 여름 씨에게 얘기하는 걸 깜빡했네요.” “지금 바로 갈게요.” 그러더니 여름이 차에 타고 가려고 하는데 손 하나가 나와서 여름을 잡았다. “이 상태로는 운전 못해. 어디 갈 건데? 내가 태워줄게.” 하준이 걱정스럽게 여름을 바라보았다. 뒤늦게 왔지만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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