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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화

미워한다…. 그 말이 하준의 심장을 콕콕 찔렀다. ‘그러니까 어쨌든 하늘이도 내가 아빠라는 건 알고 있다는 말이구나.’ 이때 낯선 남자가 하늘이를 데리고 유치원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그 사람이 서경주의 사촌인 서욱인 모양이었다. 유치원에 기록된 하늘이의 아버지인 것이다. “하늘아….” 하준이 여울을 안고 얼른 그쪽으로 다가갔다. 하늘은 무표정하게 하준을 쳐다보더니 얼른 서욱을 따라갔다. “하늘아, 할 말이 있어.” 하준이 다가오자 서욱이 막아섰다. “죄송하지만 제 아들을 건드리지 마시지요.” 서욱이 방어적인 시선으로 하준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내 아들입니다.” 하준이 진지하게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닮았어. 여름이와 정말 너무나 똑같이 닮았어.’ 여울이는 하준의 얼굴을 닮고 성격은 여름을 닮았다. 그러나 하늘이의 얼굴은 여름과 똑같고 성격은 자신을 닮은 듯했다. 서욱이 인상을 찡그렸다. 하늘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저는 아저씨랑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전 아저씨가 누군지도 몰라요.” 그러더니 서욱의 손을 잡고 떠났다. 하준은 마음이 씁쓸했다. 그러나 여전히 고집스럽게 따라갔다. “하늘아, 네가 날 미워하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버지와 아들인데 이야기는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에게 할 말이 한마디도 없니?” “모르는 사람하고는 이야기하지 않아요.” 하늘이가 인상을 팍 썼다. 말투는 사뭇 결연했다. “내가 어떻게 모르는 사람이니? 네 친아빠인데. 네 몸에 흐르는 피는 나와 같은 피란다.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야.” 하준이 고집스럽게 길을 막았다. 다툼이 일어나자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왔던 학부모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엄마…” 여울이가 문득 한마디를 했다. 하준과 구름이 돌아보니 여름이 차에서 내려 허둥지둥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블랙 원피스에 어깨까지 내려온 풍성한 머리가 흩날려 아름다웠다. 하늘이의 눈빛이 살짝 부드러워졌다. “여름아, 마침 잘 왔다.” 서욱이 난처한 듯 하준을 쳐다보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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