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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화

“해결하고 왔어!” 윤서가 그쪽으로 간 뒤로 여름은 흘끗흘끗 훔쳐보고 있었다. 여름은 막 무슨 말을 하려다가 최하준이 이쪽을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멀어서 최하준의 눈빛이 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어색한 표정이 되었다. “괜히 가서 무슨 소리 한 거 아니지?”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윤서가 고개를 저었다. “아마 네가 자기 걱정하는 건 모를 거야.” “누가 최하준을 걱정한다고.” 여름은 정곡을 찔린 듯 펄쩍 뛰었다. “아이고, 그래 봐야 난 다 알아!” 윤서가 여름의 어깨를 와락 감싸 안았다.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사람인데 쪼그라든 모습 보는 게 다른 사람하고 똑같은 심정이겠냐? 어쨌든 복잡하겠지. 꼴 보기 싫은 마음도 있겠지만 안쓰럽기도 하고…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시끄러워. 유진 씨한테나 가 봐야겠다. 네가 헛소리나 자꾸 하니까.” 여름은 당황한 듯 윤서를 밀어내고 걸어갔다. 양유진을 찾으러 간다고 했지만 머릿속에서는 내내 임윤서의 말이 떠돌았다. 확실히 예전에는 하준을 미워해서 최하준이 모든 것을 잃게 해달라며 저주했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되어 다들 최하준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렇게 시원한 기분이 아니었다. 그래도 자신이 최하준을 걱정한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무슨 최하준을 걱정한다고? 다 여울이 때문에 그런 거지.” 한참을 돌아보다가 마지막으로 2층 다실로 양유진을 찾으러 갔다. 양유진은 풍채가 좋은 중년 남자 몇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사업하는 사람들 같지는 않았다. 한눈에 정계 거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양유진은 그들과 어우러져 웃고 떠들며 공손하게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 비굴할 정도로 공손한 모습에 여름은 흠칫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뭔가 불편했다. 양유진의 그런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양유진이 언제나 우아하긴 했다. 지금 그 모습은 분명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모습이었다. 그런 양유진의 모습은 너무 낯설었다. 사업하는 사람이 그렇게 누구 비위 맞추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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