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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6화

너무 힘들어서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했다. 송영식은 백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안아, 나 이제 임윤서랑 결혼하지 않아도 돼…. 그런데 집에서 쫓겨났어. 넌… 그래도 상관없지?” “다…당연하지. 네가 이렇게까지 해 줘서… 가, 감동했어.” 백지안은 튀어나오려는 욕을 꾹 참았다. “너희 식구들이 그 정도로 날 싫어한다는 건 다 알고 있던 일이잖아. 난…”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마. 난 이미 결심했어. 이제 임윤서가 아이를 낳아도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어.” 송영식이 얼른 백지안의 말을 끊었다. 임윤서를 생각하니 백지안은 울컥했다. “아, 그런데 너희 삼촌은 어쩌자고 걔를 양녀로 삼으셨대?” ‘장차 대통령이 될 사람의 딸이라니. 친딸이 아니더라도 굉장하잖아? 앞으로 굉장히 좋은 집안사람을 만나서 결혼할 거 아냐?’ “아마도 식구들이 죄책감에 내놓은 대책인 것 같아.” 송영식도 마음이 답답했다. “뭐, 됐어. 실컷 그러라지. 걔가 얼마나 음흉한 인간인데. 어쨌거나 걔 소원대로 이루어져 버렸네.” ‘뭘 실컷 그러라고 해?’ 백지안은 임윤서가 얄미워서 마구 욕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제 임윤서가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임윤서가 뭐라고 거지 같은 게 대통령의 딸이 된단 말이야? 나라도 송영식을 버리고 대통령의 딸이 될 수 있다면 당장 그러겠다! 송영식을 독차지하면 뭐 해? 이제 쿠베라의 지원이 없으면 오슬란 경영을 아무리 잘해 봤자, 그냥 일개 화장품 회사 사장이잖아? 게다가 쿠베라와의 인연도 끊어졌으니 앞으로 사업적으로도 크게 곤란해질 텐데. 다들 송영식 따위 무시할 텐데. 이제는 나보다 더 가난한 녀석이 되어 버리겠는걸.’ “영식아, 마음이 너무 아프겠다. 일단 좀 쉬어. 아니면 집에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던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잖아.” 그러더니 백지안은 전화를 끊었다. 송영식은 얼떨떨한 채로 멍하니 있었다. 사실은 백지안과 이야기를 하며 답답함을 풀고 싶었는데… 송영식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지금 기분 너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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