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7화
“다른 얘기할 거 없으면 이만….”
하준이 다시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여름이 다시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여름아….”
하준이 갑자기 여름을 불렀다. 너무나 무거운 호흡이 느껴졌다.
“저기… 봤어?”
“……”
여름은 얼굴이 달아올랐다.
‘안 봤다고 말 할 수 있겠냐?’
“거기 얘기 하는 거야?”
한참 만에야 여름은 헛기침을 하고는 목소리를 되찾아 되물었다.
“그거야 뭐 내 알 바 아니지.”
하준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내 알 바 아니다… 너무 매정하네.’
“그건 그렇네.”
하준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난 이제 당신의 세계에 끼어들 자격이 없으니까.”
여름은 깜짝 놀랐다. 예전의 하준이라면 지금쯤 미친 듯이 화를 냈을 것이다.
‘사고 후에 사람이 바뀌었나?’
사실 여름은 왜 그렇게 됐는지 너무나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의문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자기에게 관심 있다고 오해할까 봐 결국 물어보지는 못했다.
하준이 말을 이었다.
“다른 게 아니고 고맙다는 말 하려고 전화했어. 들어가. 바쁘지? 이만 끊을게.”
통화가 끝나고 여름은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조심스러운 하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마음이 영 불편했다.
고압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하준에 익숙해서 그런지 갑자기 이렇게 조심스럽고 온순한 하준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
하준의 집.
하준은 노트북을 열어서 영상을 찾아보고 있었다.
3년 전 배에서 난동을 부리는 영상이었다. 하준은 온몸에 힘을 준 채 여름을 꼭 안고 있었다.
사실은 방금 전 여름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3년 전 두 사람 사이는 대체 어땠는지, 왜 여름을 위해서 자신이 그 많은 재벌가 금수저를 두들겨 팼는지, 왜 그렇게 다른 놈들이 여름을 구경거리로 삼는 것이 그렇게 싫었는지….
자기 성격상 절대로 누군가를 위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척을 질 일을 할 리 없었다.
3년 전, 여름이 자신에게 매우 소중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결코 그럴 리 없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 뒤에 자신이 다 잊은 것이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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