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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급히 전화를 끊고 다시 고개를 들다가 최하준과 눈이 마주쳤다. 얼굴은 온통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달아오른 여름을 보니 최하준은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입꼬리가 섹시하게 올라갔다. “속이 안 좋으셨군요?” 둘러 댄 말이 참으로 궁색하다. 그걸 콕 집어주는 최하준이 얄미웠다. “됐어요. 와이프가 다른 남자와 있는 게 싫으면 하루 빨리 이혼 서류에 도장 찍으시죠.” “협박입니까?” 싸늘한 말투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 “강여름 씨! 다른 남자와 만나고 다니다간 후회하게 될 겁니다.” 여름이 지지 않고 대들었다. “최하준 씨가 변호사라는 거 알고 있어요. 날 사회에서 매장시킬 방법을 백 가지는 알고 있겠죠. 어차피 내 명예는 바닥이라 더는 떨어질 때도 없지, 간통죄도 폐지됐지. 난 위자료 줄 돈도 없어요. 돈도 없고 명예도 없는데 뭐 어쩌시게요?” 눈을 똑바로 맞추고 당당하게 맞서는 여름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누가 위법이 아니라고 합니까? 혼인이 지속되는 한 아내는 남편에게 충실해야 하고 부당한 수법으로 상대방에게 관계를 강요해서도 안되죠. 강여름 씨는 몰래 약물을 이용해서 남편 신체에 상해를 가하려고 했어요. 이 모든 사실만 하더라도 족히 5년 형은 받을만 한데, 어떻게… 계속 해 보시겠습니까!” 착 달라붙는 목소리였지만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엄중한 경고 사격이었다. “……” 여름은 얼음이 되었다. ‘이런 식이다? 해보자는 거지?’ “아참, 보아하니 당신은 법을 전혀 모르는 것 같군요. 또 다시 강여름 씨가 양유진 씨와 식사를 하면, 회사로 고소장 날아갈 겁니다. 이제 가실까요?” 여름의 손을 잡아 끌고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레스토랑을 나갔다. 오늘 최하준은 이지훈의 차를 타고 왔다. 이지훈은 지금 레스토랑에서 양유진을 상대하며 식사 중이다. 최하준은 김상혁에게 데리러 오라고 연락할까 말까 고민했다. 여름이 최하준이 잡은 손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마침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버스에 올라탔다. “거기 서요!” 최하준이 서둘러 쫓아갔다. 가까스로 버스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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