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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다음날 그녀는 아침도 먹지 않고 회사로 출근했다. 사무실 책상에 출처 모를 서류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온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구 거야?" 옆자리에 앉아있던 직원이 그녀에게 속삭였다. "진 책임님이 시키셨어. 너 혹시 무슨 일 있었어? 진 책임님이 온 부서 일을 다 너한테 시키셨어. 너 오늘 아무래도 야근해야 할 것 같아."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일을 하기 시작했다. 왜 이런 짓을 당하게 된 건지 대충 예상이 갔다. 점심시간 때 그녀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한통 왔다. "저는 강연연의 엄마인데요, 잠깐 만났으면 좋겠네요. 커피숍 '모카'에서 기다릴게요." 그녀는 강연연의 이름을 곱씹으며 누구인지 열심히 떠올려 보았다. 낯선 이름에 그녀는 즉시 답장을 보냈다. "저는 강연연이 누군지 모릅니다." 답장이 빠르게 날라왔다. "제가 알아요, 그쪽이 누군지.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목정침이 공항에 데리고 온 그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엇에 홀린 듯 갑자기 그녀에게 무슨 일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쉬는 시간을 틈타 그녀는 회사를 벗어나 '모카'로 향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중산층 이상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차분하고 고급 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녀는 또다시 문자를 받게 되었다. "창가 쪽 4번 테이블에 있어요." 온연이 고개를 들어 주위를 쳐다보았다. 4번 테이블에 검은색 모피로 한껏 멋을 낸 중년의 여인이 앉아있었다.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고 있는 바람에 얼굴은 보지 못했다. 온연은 그녀에게 다가가 맞은 켠에 앉았다. "강연연씨 어머님?" 맞은 켠에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자 온연은 얼어버리고 말았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네, 저는 진함이라고 해요. 그쪽을 뭐라고 불러야 하죠?" 그녀는 점잖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에게서 부잣집 사모님의 기운이 느껴졌다. 눈앞에 보이는 익숙하고도 낯선 얼굴에 온연은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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