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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장

온연은 대답을 못 했다. 그녀는 심개의 아내가 그렇게 당돌할 줄 몰랐고, 사람들 앞에서 난리를 피운 것도 모자라 목정침의 회사까지 찾아갔다니. 그녀는 왠지 모르게 심개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부드럽고 우아한 남자가 말 안 듣는 아내를 만나, 심지어 좋아하는 여자도 아닌지라 그가 손해보는 게 상상이상일 것 같았다.   그녀가 말이 없자 목정침은 폭발했다. “대답해! 말 안 하면 뭐가 달라져? 묵인하는 거야? 나 이제 겨우 30대인데 너 때문에 열 받아서 일찍 죽기 싫어!”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하라는 거예요? 난 내 할 말 다 했어요. 진짜 밥만 먹었을뿐이라고요. 밥 먹으면서 옛날 얘기도 좀 하자는데 내가 거절할 수 있어요? 좋은 사람이라 더 거절할 수 없었어요. 과거를 담담하게 마주해야하는 거 아니에요? 물러나는 게 더 이상해요. 망설임 없이 당당해야 하는 게 맞다고 난 생각했어요. 숨고 피하고 그러면 괜히 찔리는 것 같잖아요.”   몇 초 간 정적이 흐른 뒤 목정침이 물었다. “너 아직 걔 좋아해?”   온연은 고민하지 않았다. “안 좋아해요. 그 사람도 말했어요. 시간은 재밌는 것 같다고, 좋아하던 것도 안 좋아하게 될 수 있다고요. 옛날에 내 눈에 당신은 무섭고 사납고 다가가기도 어려워서 내가 좋아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었는데 지금은 사랑하게 됐잖아요. 그 반대로 난 그 사람한테 지금 그때의 감정이 전혀 남아있지 않아요. 분명 당신이 이겼는데 왜 여기서 화를 내는지 모르겠네요.”   목정침은 말없이 콧방귀를 뀌었다. 온연은 자신의 말이 효과가 있다는 걸 알았고 적어도 그는 화가 좀 풀렸다.   다행히 그녀는 그에게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진몽요의 방식대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그녀는 지금에서야 왜 진몽요가 경소경을 휘어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싸울 때 누가 잘못을 했든 대화의 흐름을 유지하고 중간에 애교만 조금 섞어주면 남자들은 넘어갔다.   잠시 후, 그녀는 떠보듯 물었다. “다 설명했으니 이제 일하러 가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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