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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장

위청재는 당황하여 소만리의 다리 쪽을 바라보았다. 요즘 한여름에 소만리는 몸에 꼭 맞는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육안으로도 그녀의 두 다리 사이가 온통 젖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양수다! 양수가 터졌을 때 제대로 처치하지 않으면 아이가 뱃속에서 숨을 못 쉬어 위험해질 수 있었다. 위청재는 소만리가 임신 몇 개월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소만리, 너 몇 개월이니?” 소만리가 힘겹게 숨 쉬며 말했다. “딱 30주 됐어요.” “뭐! 이제 30주!” 30주면 아직 만삭까지는 두 달이나 남았다! 위청재는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여전히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서 있는 기모진을 보았다. 그녀는 초조해하며 말했다. “모진아. 너 지금 도대체 왜 그래? 넌 네 아내가 양수가 터져서 흐르고 있는데 가만히 보고 있을 거냐!” “아내?’ 기모진은 무심히 웃으며 소만리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고 시큰둥하게 돌아섰다. 그의 무관심에 소만리는 진통 때문에 괴롭기도 했지만 동시에 심장이 잔인하게 피범벅이 되도록 도려내어지는 것 같은 아픔이 전해져 왔다. 떠나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눈에서 쉼 없이 흐르는 눈물은 멈출 수가 없었다. 소만리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져서 위청재는 소만리는 놓고 황급히 기모진을 잡아끌었다. “모진아, 너 도대체 어떻게 이러니? 소만리는 네 아내야! 그녀가 네 아내라고! 지금 임신 7개월인데 방금 그 여자 때문에 진통이 왔고 양수가 터졌어. 네가 지금 소만리를 병원에 보내주면 두 생명이 사는 거야. 너 알아들었니!” 위청재는 기모진에게 계속 말했다. “소만리가 죽으면 언젠가 네가 기억이 회복되었을 때 예전에 그녀를 잃었을 때보다 더한 고통이 너를 괴롭힐 거야!” 목이 쉬어 힘이 다 빠진 위청재의 말을 듣고 기모진은 긴 눈썹을 찡그리며 눈가에 한기가 가득한 채로 말했다. “한 마디만 더하면 다 없애버릴 수 있어.” “모진아.” 위청재는 기모진의 태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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