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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8장

기모진이 전화를 받자마자 강연의 목소리가 아주 가식적으로 들려왔다. “기 사장님 화분 받으셨죠? 제가 왜 월하미인을 보냈는지 아세요?” “강연 씨. 내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마세요. 난 당신 같은 사람 아예 관심 없어요.” 강연은 가볍게 코웃음을 지으며 점점 더 야릇하게 말을 건넸다.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중에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예요. 기 사장님, 듣자 하니 부인이 지금 임신 4개월이라던데. 밤에 잘 못하지 않아요? 난 가능해요.” 기모진은 이 여자의 언행이 너무 방탕하고 음탕해서 정말 진절머리가 났다. 그는 정말로 이런 여자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전화를 끊었고 강연의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 그리고 바로 소만리를 위해 마련된 주말에 있을 시향 리셉션 준비를 하러 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시향 리셉션에 강연이 다시 나타났다. 그녀는 섹시한 의상을 입고 독특한 향기를 뿜어내며 등장했다. 소만리가 가까이 가서 향기를 맡았다. 하지만 분명히 좋은 향기인데 왠지 소만리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소만리도 강연이 어떻게 초대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기왕 온 이상 사람을 쫓아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강연은 소만리가 새로 개발한 향수를 몇 가지 시향 해보고는 아쉬운 듯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정말 진심으로 기 부인과 합작하고 싶어요. 하지만 오빠 때문에 저랑 접촉하기가 좀 꺼려지시는 것 같네요.” “가끔 정말 오빠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요. 나도 오빠가 선을 넘는 짓을 하는 걸 알면서도 말릴 수가 없어요.” 강연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눈빛을 지으며 말했다. “기 부인, 우리가 합작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있을까요?” 기모진은 줄곧 소만리 곁에 있었는데 강연의 이 말을 듣고 그녀의 목적이 사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여자의 목표는 기모진, 바로 그였다. “강연 씨, 나와 내 아내는 이미 분명히 말했어요. 우리는 결코 당신과 사업을 합작해서 할 생각이 없어요.” 기모진의 태도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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