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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장

소만리는 문득 무엇인가 생각이 난 듯, 황급히 몸을 돌려 한 방향으로 빠르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가로등에 불빛이 켜졌다. 텅 빈 공원은 낮에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다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나뭇가지가 바람에 스쳐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모진아, 이제 어떡하지? 란군이 누군가에게 납치된 게 틀림없어.” 이때, 소만영이 겁에 질린 얼굴을 한 채 기모진의 옆에 찰싹 달라붙은 채로 말했다. “모진아, 난 군이를 잃을 수 없어. 내 유일한 아이라고!” 그녀는 ‘유일’이란 단어를 강조했고, 이 말을 듣고 냉담해진 기모진의 얼굴을 미처 보지 못했다. 그가 막 입을 열어 말하려고 하자, 석양에서 낯익은 모습이 어렴풋이 스쳐 지나갔다. “먼저 돌아가, 난 마저 처리할 일이 있어.” 기모진은 말을 돌리며 크게 걸음을 내디뎠다. “모진아, 모진아.” 소만영이 기모진을 불렀지만 그는 무시한 채 계속해서 걸었다. 소만리는 자신의 직감과 추측을 의지하며 으슥한 곳을 몇 군데 더 찾아본 뒤, 마침내 인공산의 뒤편에서 기란군을 발견했다. 가로등의 불빛은 매우 희미하게 인공산의 동굴을 비추고 있었고, 기란군은 여린 팔로 자신의 작은 몸을 감싸 안고 웅크려 앉아 있었다. 소만리는 이 장면을 보자 가슴이 시큰거렸다. 특히 기란군이 머리를 파묻고 어깨를 떨며 두려워하는 모습은 그녀의 가슴을 내리친 듯 아프게 했다. 소만리는 주저하지 않고 재빨리 기란군에게로 뛰어갔다. “군아.” 그녀가 기란군을 불렀고, 기란군이 두려워 떨던 어깨가 차분해지는 게 보였다. “군아, 나 미랍 누나야.” 소만리는 아이의 곁에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손을 들어 그의 작은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기란군은 창백해진 얼굴을 천천히 들었고, 공포에 질린 큰 눈은 갑자기 나타난 소만리를 보자 눈물이 고여왔다. “미랍 누나...” “응, 나야.” 소만리는 안타까운 듯 기란군을 바라보았고, 손을 내밀어 작은 몸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늦여름 밤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고, 소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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