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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6장

병실 문 뒤에서 작은 창을 통해 병실 밖을 엿보던 영내문은 언짢은 듯 눈을 희번덕거렸다. 방금 자신이 도발한 행동이 오히려 예선과 사영인의 화해시키는 도화선이 될 줄은 몰랐다. 정말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였다. 영내문은 이를 악물었고 병상에 누워 아무런 미동도 없는 소군연을 돌아보며 짜증이 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군연 오빠, 날 탓하지 마. 난 오빠를 해치려고 한 게 아니야. 탓하고 싶으면 예선을 탓해. 원래 우리는 어릴 적부터 잘 지내왔잖아. 천생연분이었어. 예선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우리 사이에 끼어든 거라고. 만약 이 여자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마 지금쯤 이미 결혼해 있을 거야. 그러니 정말로 죽어야 할 사람은 오빠가 아니라 예선이야. “아이구. 군연이 언제 깨어날지 모르겠구나. 며칠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누워만 있으니.” 소군연의 모친이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깊이 내쉬자 영내문은 생각의 끝을 잡고 다시 정신을 다잡아 착하고 온화한 척 소군연의 모친에게 다가와 위로했다. “어머니,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돕는다고 하잖아요. 군연 오빠는 반드시 아무 일 없이 일어날 거예요.” 영내문은 마음씨 좋은 사람처럼 착한 얼굴로 가장하고 위로했다. “하지만 더 이상 예선과 그 엄마라는 사람이 마음대로 행동하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군연 오빠는 어머니 아들이에요. 결정은 어머니가 하시는 거죠. 그 여자들이 아니라.” 소군연의 모친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굳어졌다. “내문아, 너 문 잠그고 와. 저 사람들이 다시는 못 들어오게.” 영내문은 소군연의 모친이 자신이 한 말에 넘어오자 주저하지 않고 얼른 병실 문을 잠갔다. 예선과 사영인은 밖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소군연의 곁을 지키려고 병실 문 앞에 섰다. 그러나 예선이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아무리 손잡이를 돌려 보아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녀는 문 위에 나 있는 작은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다. 영내문이 도도한 눈빛으로 눈을 희번덕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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