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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1장

차를 멈춰 세운 뒤에도 영내문은 차 안에서 망설이며 앉아 있었다. 그러나 기왕 이렇게 온 이상 어떻게 다시 되돌아갈 수 있겠는가? 왔으니 그녀는 반드시 가야 한다. 영내문은 심사숙고한 끝에 차에서 내려 곧장 어느 주차장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그날 그녀는 자신이 CCTV에 찍히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경찰이 그녀에게 직접 물어본 것으로 보아 분명 뭔가 증거를 확보한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영내문의 심장 박동이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녀 역시도 그 법칙을 피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범행 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혹여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남아 있는지 확인했다. 영내문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가장자리에 있는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그녀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지금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은 여자는 분명 소만리였다. 어떻게 소만리가 여기에 있지? 영내문의 마음속엔 의구심으로 가득 찼고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고 싶어도 들킬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어 주저하고 있었다. 이때 소만리는 바닥에서 뭔가를 본 듯 갑자기 몸을 구부려 뭔가를 주웠다. “모진, 이게 뭐야?” 소만리는 뭔가를 줍더니 갑자기 눈을 들어 앞을 향해 말했다. 영내문은 그제야 기모진도 그 자리에 함께 와 있음을 알았다. 그녀의 마음이 더욱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기모진도 여기 있었어? 뭣 때문에? 이게 뭘 의미하는 거지? 영내문은 감히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들킬세라 재빨리 기둥 뒤로 몸을 더 깊이 숨겼다. 멀리서 소만리와 기모진이 나누는 대화가 어렴풋이 그녀의 귓가로 흘러들었다. “모진, 이게 뭔지 봐 봐. 이건 여자들만 쓰는 물건이겠지?” “예선이 거 아니야? 여긴 예선이 차니까 예선이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 “아니야. 예선이는 이런 액세서리를 좋아하지 않아.” 소만리가 기모진의 말을 부정했다. 그 말을 들은 영내문은 자기도 모르게 손에서 땀이 났다. 영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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