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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장

모두들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당황한 가운데 기모진이 주머니에서 진한 남색의 벨벳 반지함을 꺼냈다. 그는 소만리를 향해 그 벨벳 반지함을 열었다. 그 안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소만영이 기모진이 손에 든 반지함을 보고는 놀라서 황급히 말했다. “지, 지금 뭐 하는 거야?” 놀란 와중에도 웃음을 지으려고 애를 썼다. “오늘 우리 엄마 아빠 모시고 오라는 게 나한테 청혼하려고 그런 게 아니었어? 이 다이아 반지 나한테 주는 거지, 응?” 소만영은 기대에 가득 차서는 기모진의 냉랭한 옆 모습을 바라보았다. 기모진은 곁눈질로도 소만영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반지를 꺼내더니 기묵비가 잡고 있는 소만리의 왼손 쪽으로 손을 뻗었다. 소만리가 얼른 손을 뺐다. “기모진 씨, 뭐 하세요?” 기묵비가 소만리를 감싸며 나섰다. “모진아, 미랍 씨랑 만리가 닮기는 했지만, 전에도 말했 듯이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야.” “이렇게 놀라시다니.” 갑자기 기모진이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예비 숙모께 드리는 선물일 뿐입니다.” “선물이라니 감사합니다만, 아무래도 다이아몬드 반지는 함부로 선물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어요. 약혼녀께서 질투하시겠어요.” 소만리가 웃으며 완곡히 거절하며 아까부터 웃음을 거두고 얼굴이 일그러진 소만영을 흘끗 봤다. “만영이가 왜 질투를 해요!” 기모진의 어머니가 나서며 소만리를 쏘아봤다. “천미랍 씨, 그 망할 모진이 전처랑 닮았다고 모진이가 특별한 감정을 느낄 거라고혼자서 김칫국 마시지 말아요.” 그녀는 경멸하듯 웃었다. “소만리는 우리 집 식구들에게 완전히 찍혔다고요! 게다가 모진이가 걔를 얼마나 증오했는데. 걔가 죽어버려서 우린 다들 얼마나 시원했다고요. 모진이도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니 우리 예비 며느리가 이런 걸로 질투할 거라고 생각지 말아요! 모진이랑 만영이가 얼마나 사이가 좋은데, 둘이 낳은 애도 벌써 다섯 살이나 되었고!” 소만영이 듣더니 곧 미소를 되찾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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