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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장

예선의 말에 사영인은 물론 옆에 있던 소군연도 눈이 동그래졌다. 그들은 예선이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었다. 사영인은 예선의 말에 깜짝 놀라 몇 초 동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가 조금씩 실감이 나는지 몇 년 동안 그녀의 얼굴에서 보지 못했던 환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번거롭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하나도 번거롭지 않아. 엄마 내일 하나도 바쁘지 않아. 예선아, 넌 내일 일 끝나고 천천히 내려오면 돼. 아무리 늦어도 엄마는 널 기다릴 거야!” 사영인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었다.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눈에 가득 들어찼다. “그래, 그럼 너희들 일찍 쉬어. 엄마도 이제 갈게. 군연, 예선이 잘 부탁해. 나 먼저 갈게.” “네,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 예선이는 저한테 맡겨두세요. 잘 돌볼게요.” 소군연은 믿음직스럽게 약속했다. 사영인이 이 순간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그도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 사영인이 돌아서는 뒷모습에서도 그녀가 얼마나 기뻐하는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예선은 그 자리에 서서 사영인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눈을 돌려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 소군연은 예선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감지했고 문을 닫은 뒤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집안으로 돌아왔다. “아까는 정말 당신이 끝까지 어머님한테 차갑게 대하는 줄 알았어. 당신과 어머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머님이 당신한테 미안해하시고 당신을 걱정하고 배려하고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 예선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 관심과 배려가 너무 늦었다는 거죠.” 소군연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해 줄 수 있겠어?” 예선은 소파에 살며시 앉아 잠시 머뭇거린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우리 부모님은 성격이 맞지 않아서 갈라섰어요. 엄마는 사업을 하고 싶어 했고 아빠는 엄마가 가정은 돌보지 않고 자신의 일만 생각한다며 무책임하다고 싸우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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