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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장

기모진은 악마의 눈빛이 서려 있는 듯한 고승겸을 담담한 눈으로 바라보며 살며시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고승겸, 당신과 나 사이에 얽히고설킨 일들을 돌이켜보면 난 항상 모르고 있다가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꼴이었어.” “모르고 있다가 가만히 앉아서 당했다고?” 고승겸이 눈살을 찌푸리며 비웃었다. “설마 그렇지 않다는 거야?” 소만리는 기모진을 대신해 되물었다. “당신이 바다에서 나를 구하고 당신 집에 데려갔을 때부터 당신은 이미 모진을 뒷조사했어. 고승겸, 당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진에게 접근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어. 당신 목적이 무엇인지 당신 스스로 잘 알고 있잖아.” “그 이후에 일어난 불행한 일들은 모두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남연풍에게 그런 시약을 만들어 내게 쓰라고 하지 않았다면 모진이 어떻게 남연풍에게 그 시약을 주사했겠어? 당신과 남연풍의 아이는 죄가 없지만 그 아이의 죽음의 발단은 당신이야!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 소만리의 말에 고승겸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기모진이 아무 잘못이 없다는 얘기야?” “모진이 무슨 잘못이 있어? 당신이 왜 모진을 뒷조사했는지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그래서 모든 책임을 다 나한테 떠넘기는 거야?” “모진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어. 그리고 당신의 계획이 실패한 것에 어떤 대가도 지불할 의무가 없어!” 소만리는 추호도 물러섬이 없었다. 고승겸의 눈빛이 멍해졌다. 그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남연풍은 고승겸이 또 이성을 잃고 무슨 짓을 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승겸, 소만리 말이 맞아. 우리가 먼저 잘못했으니 아무도 탓할 수 없어!” 남연풍에게 가로막힌 고승겸은 어두운 시선을 치켜올리며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기모진, 당신 남자 아니야? 말 한마디 없이 마누라 뒤에 숨어 있는 게 무슨 남자야?” 기모진은 고승겸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려고 이런 말을 내뱉는 것임을 알았고 소만리와 눈빛을 마주하고는 엷은 미소를 주고받았다. “원래 부부 사이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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