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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7장

강자풍과 이반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동시에 눈을 들어 보았다. 문이 열리는 찰나 바깥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소리가 조용하던 공기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고 문이 닫히는 순간 순식간에 다시 적막감에 휩싸였다. 강자풍은 문을 열고 들어온 소만리를 보며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번에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사람을 미행하는 능력이 대단하시군.” 강자풍은 비웃으며 말했다. 이반에게도 소만리는 낯선 인물이 아니었다. “소만리? 설마 기여온의 일로 온 거예요?” 소만리는 술잔을 앞에 놓고 앉아 있는 두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내 딸의 행방을 알아보려고 왔죠.” 소만리는 강자풍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여기 술 마시러 온 거야?” “왜? 난 술 마시면 안 돼?” 강자풍은 냉소적으로 되물으며 다시 술병을 들고 자신의 잔을 채웠고 소만리가 보는 앞에서 호탕하게 술잔을 비웠다. 소만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나랑 강 선생은 가족도 뭣도 아닌 사이니 네가 뭘 하든 내가 상관할 바 아니지. 난 단지 내 딸의 상황을 알기 위해 왔을 뿐이야.” “방금 자풍이 나한테 말했어요. 당신 딸은 그 고승겸이라는 남자가 납치해 갔고 내가 마침 오늘 그 고승겸이라는 작자를 만났어요. 그는...” “이반!” 강자풍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이반의 말을 끊었다. 이반은 별뜻 없이 소만리에게 말을 한 건데 강자풍이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다. 강자풍이 소만리에 대해 여전히 강한 적개심을 품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반의 말에 소만리는 놀란 얼굴을 하며 이반에게 물었다. “오늘 고승겸이라는 사람을 만났다고요? 어떻게 그 사람을 만났어요?” “그게...” 이반은 손을 들어 자신의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통해 나한테 연락했어요.” “이반!” 강자풍은 다시 소리를 지르며 이반의 말을 잘랐다. 소만리는 눈살을 찌푸리고 강자풍을 쳐다본 뒤 이반에게 물었다. “고승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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