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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장

자세히 보지 않았더라면 안나의 모친은 눈앞의 이 더러운 여자를 자신의 딸이라고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소만리도 자신의 눈으로 직접 이 여자를 본 후 고승겸이라는 남자는 정말 하고자 하면 모든 걸 다 하는 남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나는 당황하며 그녀의 엄마 발밑으로 기어가 모친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엄마, 나 얼른 집에 데려다줘. 나 집에 갈 거야! 난 더 이상 자작 부인이 되고 싶지 않아.” 안나는 말을 더듬으며 자신의 엄마에게 매달렸고 조심스럽게 곁눈으로 고승겸을 바라보았다. 그의 어두운 두 눈동자를 보자마자 안나는 다시 한번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벌 떨었다. 안나의 모친은 잠시 정신이 멍한 채 서 있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몸을 구부려 안나를 부축했다. 안나의 모친은 헝클어진 안나의 머리카락을 헤집고 며칠 동안이나 씻지 못한 안나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안나, 너 어떻게...” 안나의 모친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고승겸을 노려보았다. “자네, 어떻게 안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안나는 자네 아내야.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넌 안나를 감싸줘야 해.” “아내? 난 저 여자를 아내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고승겸은 시큰둥하게 쏘아붙였다. “내 눈에는 기껏해야 혼인을 맺는데 쓰이는 도구로밖에 안 보여요.” “자네 정말...” 안나의 모친은 고승겸의 입에서 그렇게 직설적인 말이 나올 줄 몰랐다. 안나의 모친이 소리를 지르려고 하자 안나는 모친의 소매를 꽉 움켜쥐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집에 데려다줘!” “그래, 엄마가 널 집으로 데려다줄게! 누가 감히 내 딸을 괴롭혀!” 안나의 모친은 기세등등하게 말하고는 안나를 부축하고 일어서서 가려고 했다. 고승겸은 차갑고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냉소를 날리며 말했다. “한 손으로 두 생명을 죽인 방화범이 감히 어디 가려고?” 앞으로 내디디던 안나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비록 고승겸의 말이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때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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