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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장

기모진은 소만리의 귓가에 몇 마디 속삭이고 그녀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에게 갔다. 나이 들어 눈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는 기모진이 긴 머리를 날리는 여자를 데려오는 것을 봤다. 그러나 소만리가 앞에 다가오자 할아버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소파 옆에서 벌떡 일어섰다. "너…너는…만리?" 할아버지는 확신하지 못한 듯 소만리를 향해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 눈앞에 있는 것이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 소만리는 할아버지의 기대하는 눈빛을 보자 슬퍼졌다. 하지만 이 슬픔속에 달콤함이 있었다. 경도에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손을 내밀어 할아버지의 떨리는 두 손을 잡았다. "너 정말 만리니?" 할아버지가 감격하며 물었다. 이때 기모진의 어머니는 곁에서 지켜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할아버지, 당연히 만리죠.” 기모진이 소만리를 대신해 대답했다. "뭐? 정말 소만리야? 모진아 너 아까...” 기모진 어머니의 안색이 변했다. 기모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어머니의 말을 끊었다. 할아버지는 기모진 어머니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차가운 두 손으로 소만리의 손을 꽉 잡고 자기 옆으로 끌어당겼다.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애석함이 가득했다. 산전수전을 겪은 눈에는 온화함이 배어 있으며 유달리 자상했다. "만리야, 정말 만리구나, 살았으면 됐다, 살았으면 됐다..." 할아버지가 속삭이는 걸 보니 정말 기뻐하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었지만 심장이 출렁였다. 이 세상에서 예선과 남자친구를 제외하면 기 씨 할아버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친가족으로 생각했다. 기 씨 할아버지는 요즘 몸이 좋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하셔서 늘 휠체어를 타고 다니셨는데, 오늘 소만리를 보고 벌떡 일어나셨다. 소만리는 할아버지 말씀에 연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기모진이 자신을 의심하는 행동을 결코 드러내지 않았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아직도 무언가를 의심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할아버지가 소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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