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2장
사화정은 소만리의 표정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 정교하고 완만한 곡선의 작은 얼굴에 짙은 눈썹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사화정은 왠지 모르게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소만리.”
그녀는 소만리를 보며 딸의 이름을 불렀다.
소만리는 마침내 멈추어 선 사화정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기뻤다.
“엄마, 그만 뛰어요. 내가 못 쫓아가.”
소만리는 발목의 아픔을 참으며 사화정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팔을 땅에 짚고 일어서 보려고 했다.
그때 기모진이 다른 쪽에서 급히 달려오다가 마침 소만리가 도로 한복판에 주저앉아 일어서려는 모습을 보았다.
“소만리.”
그는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소만리를 향해 달려갔다.
마침 큰 화물차 한 대가 길모퉁이에서 빠르게 달려왔다.
큰 화물차는 누군가 도로 한복판에 앉아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미 그의 차 속도는 매우 빨랐고 소만리가 움직이지 않자 운전사는 미친 듯이 경적을 울려 대었다.
일어서려고 애쓰던 소만리는 경적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큰 화물차가 그녀를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만약 그녀가 일어서서 피하지 않으면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그녀와 부딪힐 것 같았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소만리는 사화정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보았고 동시에 사화정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렸다.
“소만리...”
사화정은 평소에도 이렇게 부르긴 했지만 왠지 이번에는 좀 다르게 느껴졌다.
소만리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 오지 마!”
소만리가 사화정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사화정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더욱 빠른 속도로 소만리를 향해 돌진했다.
소만리는 화물차가 무서운 속도로 자신을 향해 가까워지자 죽을힘을 다해 팔을 땅에 받치고 일어서려고 했다.
순간 그녀의 등 뒤에서 낯익은 따스함이 전해지며 단단한 팔이 그녀를 감싸 안아 올렸다.
소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돌아보았고 걱정 가득한 기모진의 얼굴이 보였다.
“모진.”
“소만리,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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