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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장

”당신 몸속에 있는 독소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아서.” 고승겸의 경고에는 충분한 확신이 묻어났다. 이 말을 들은 기모진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그래서? 그렇게 말하면 당신한테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럼, 백 프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 고승겸의 얼굴에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엿보였다. “기모진, 이왕 당신들이 여기 왔고 우리 얘기도 다 했으니 내가 지금 당신들을 데리고 어딜 좀 가야겠어.” 소만리와 기모진은 서로 말없이 쳐다보았다. “왜? 감히 같이 갈 용기가 없어?” 고승겸이 도발적인 어조로 말했다. “같이 갈 용기가 없으면 안 따라와도 돼.” 고승겸은 이 말을 내던지고 돌아서서 지하실 쪽으로 곧장 걸어갔다. 소만리는 이곳을 기억한다. 예전에 고승겸이 여기에서 그녀에게 최면을 걸었었다. 그런데 그곳이 고승겸의 지하실 안에 있는 동굴이었다는 걸 소만리는 몰랐다. 지하실 안에 동굴이 따로 있었다니. 들어가서 옆문을 열어보니 제법 큰 규모의 실험실이 있었다. 실험실에 비치된 기구들은 모두 최신식이었다. 소만리는 각기 다른 색의 시약이 선반 위에 가지런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을 보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수많은 시약들은 아마 남연풍이 개발해 낸 것이고 각기 다른 효과를 지닌 시약일 것이다. “여기에 당신들이 원하는 시약이 있을지 알아맞혀 봐.” 고승겸은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그는 자신이 이런 다양한 시약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뿌듯한 것 같았다. “소만리, 다음에 독소가 발작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고승겸이 뜸을 들이며 물었다. 그는 기모진의 반응을 한번 살피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떠올리게 될 거야.” 고승겸의 도발적인 말에도 소만리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미 그녀는 예상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고승겸의 말은 기모진을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고승겸은 기모진의 반응을 살피더니 상당히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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