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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4장

남연풍은 향수를 들고 온몸에 뿌린 다음 가글로 입을 헹구었다. 몸에 밴 담배 냄새가 이 집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까 봐 염려되었다. 일련의 준비를 마친 남연풍은 한참을 더 차에 앉아 있다가 드디어 차에서 내렸다. 눈이 많이 내렸는데도 전혀 춥지 않았다. 오히려 빨라진 심장 박동과 긴장감으로 그녀는 오히려 후텁지근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막 대문 입구에 이르자 보초를 서고 있던 경호원이 냉혹한 표정으로 그녀를 가로막았다. “아가씨, 여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예약도 없고 초대장도 없으면 돌아가십시오.” 경호원이 내쫓으려 했다. “저는 겸 도련님을 만나러 왔어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제가 왔다고 좀 알려주세요. 제 이름은 남...셜리예요.”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거론할 자격조차 없다고 느껴졌다. 당당하게 언급할 수 있는 것은 고승겸이 지어준 이름뿐이었다. 그러나 문을 지키는 경호원은 남연풍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웃어넘겼다. “겸 도련님을 만나고 싶은 여자는 차고 넘쳐요. 당신? 훗, 가세요. 어서!” 경멸하는 듯한 경호원의 표정에 남연풍은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녀는 원래 온순한 성격이 아니었다. 다소 외향적이었던 성격이 고승겸 앞에서는 완전히 모서리가 다 꺾여 동글동글 그저 순종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공손하게 알리고 대문을 들어서려고 했는데 지금의 상황은 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앞에 있는 경호원을 향해 야단을 좀 치려고 했을 때 마침 집사가 집 안에서 나왔다. 그 집사는 정면을 바라보다가 남연풍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갑자기 얼굴에 화색을 띠며 말했다. “연풍 아가씨?!” 연풍 아가씨? 두 경호원은 집사가 부르는 호칭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남연풍이 이 집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다. “연풍 아가씨, 정말 아가씨가 맞군요. 겸 도련님이 해외 연수를 가셨다고 해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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