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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3장

갑자기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남자를 의아하게 바라본 소만리는 재빨리 몸을 돌려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놀란 두 눈을 들어 보니 눈앞에 맞춤 양복을 말끔하게 갖춰 입은 훤칠하고 멋진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고승겸은 확실히 얼굴도 기품도 어디 하나 빠지지 않았다. 그런다 그가 갑자기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니 소만리는 불편함을 느꼈다. “당신 왜 여기 있어요?” “난 항상 여기 있었지. 당신이 날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야.” 고승겸의 대답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 소만리는 잠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말을 잃었다. 고승겸이 아까부터 여기 있었다니! 그럼 아까 그녀가 옷을 갈아입을 때 다 보았다는 말인가! 소만리의 불편한 심기를 간파했지만 고승겸의 표정은 이상하리만큼 평온했다. “난 남이 옷 갈아입는 걸 훔쳐보는 습관 같은 거 없어. 그저 아까부터 저쪽에 앉아 있어서 당신 쪽 상황을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야.” 고승겸이 해명했다. 소만리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승겸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내가 지퍼 올려줘도 되겠어?” 고승겸이 뒤이어 물었다. “고마워요. 겸 도련님. 그렇지만 다른 사람한테 도와달라고 할게요.” 소만리가 완곡하게 거절했다. 고승겸도 더 나서지 않고 돌아섰고 옷방 문을 열고 나와 도우미를 불러 소만리를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소만리가 드레스를 다 입고 나자 도우미는 그녀의 단발머리를 정성껏 빗어 주었다. 경연에게 단방에 잘린 소만리의 머리는 몇 달이 지난 지금 꽤 길어 있었다. 손재주가 좋은 도우미는 소만리의 머리를 땋아서 드레스와 같은 색 리본으로 마무리를 해주었다. 소만리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도우미의 눈에는 소만리의 미모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몸단장을 다 끝낸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도우미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고가 나기 전에는 훨씬 더 예뻤을 얼굴이네요. 지금도 예쁘지만. 암튼 얼굴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요.” “고마워요.” 소만리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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