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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8장

”이제 와서 제발 부탁이라고?” 경연은 조롱기 섞인 웃음을 보이며 되물었다. “난 이미 여러 번 당신한테 주의를 줬어. 나한테 도전하지 말라고. 난 기모진이 아니야. 나한테 도전한다면 당신이라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당신이 내 말을 잘 들어야만 당신과 당신 가족이 모두 무사할 수 있다는 거 명심해.” 소만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경연을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알았다구! 그러니까 당장 구급차 불러. 제발 부탁이야. 경연, 제발!” 소만리는 경연에게 무릎을 꿇을 정도로 애걸복걸했다. 경연은 눈물로 얼룩져 일그러진 소만리의 얼굴을 옅은 미소로 만족스러운 듯 바라보았고 한결 부드러운 눈빛으로 손을 들어 비에 젖은 그녀의 눈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소만리, 당신이 말만 잘 들으면 당신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있어.” 소만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 들을게! 경연,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다 들을게! 정말이야! 절대 허튼소리 하지 않을게! 다시는 기모진을 만나지도 않을 거고 다시는 도망칠 생각 따윈 하지 않을게. 정말이야!” 경연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끌어당겼고 핸드폰을 꺼내 구급차를 부르려 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차 문이 열리며 모현이 힘겹게 차에서 내렸다. “아빠!” 소만리는 황급히 몸을 돌려 모현에게 달려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현을 부축했다. 모현의 이마에 난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본 그녀는 다시 눈물을 쏟으며 말했다. “아빠, 미안해. 내가 엄마와 아빠를 다치게 했어.” 모현은 있는 힘을 다해 소만리의 손을 꼭 잡으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애틋하게 소만리를 감쌌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을 들어 경연을 노려보았다. “경연, 우리 딸 좀 그만 괴롭혀!” 경연은 우산을 쓴 채 가볍게 헛웃음을 지었고 더 이상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 하지 않고 거침없이 말했다. “계속 나의 장인어른으로 있고 싶은지 아니면 나와 적이 되고 싶은지 잘 선택하세요.” 모현은 조금도 꺾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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