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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9장

운전기사는 모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앉은 소만리를 힐끔 보았다. 소만리는 배를 움켜쥐고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고통스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소만리, 어디가 아픈 거야? 아빠한테 말해봐.” 모현이 긴장한 듯 소만리의 어깨를 부축하며 애타게 물었다. “모르겠어요.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요.” 소만리가 괴로워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근처에 병원 있어요? 우선 병원에 가요!” 모현은 초조한 눈빛으로 운전기사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이 근처에 인심병원이 있으니 그곳으로 일단 차를 몰고 가겠습니다!” 운전기사는 즉시 차를 돌렸고 1분 1초도 지체하지 않았다. 모현의 어깨에 기대어 지친 듯 눈을 내리깔고 있던 소만리의 눈가에 스르르 웃음이 새어 나왔다. 차가 병원에 들어서자 모현은 소만리를 안고 차에서 내렸고 사화정도 불러서 차에서 내리게 하였다. “여보, 병원에 사람이 많으니 함부로 다니면 안 돼. 나 꼭 따라와야 해.” 모현은 지금 지능이 조금 떨어져 있는 사화정에게 신신당부했다. “나 한눈팔지 않고 꼭 당신 따라갈게.” 사화정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박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소만리가 계속해서 괴로운 표정을 짓자 눈살을 찌푸렸다. “여보, 소만리 쟤 왜 저래?” 모현은 걱정스러운 듯 품에 기대어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다가 급히 돌아섰다. “나도 소만리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 암튼 일단 어서 병원으로 들어가자구!” 모현의 품에 안겨 병원으로 들어간 소만리는 주차된 차에 앉아 있는 운전기사를 눈여겨보았고 모현이 그녀를 안고 병원 안으로 들어서자 눈을 치켜떴다. “아빠. 어깨 부축하지 않으셔도 돼요. 괜찮아요.” 갑자기 소만리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모현은 멍하니 걸음을 멈추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소만리, 너 이거...” 모현은 이해가 되지 않아 천천히 소만리의 어깨를 내려주었다. 소만리는 병원 정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제가 갑자기 병이 난 걸로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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