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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장

기모진이 한 말을 듣고 소만리는 말문이 막혔다. 밤바다처럼 깊고 차가운 그의 눈빛을 보면서 그가 한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녀를 화나게 만들어 떠나게 할 심산이었는지 그녀는 분간할 수 없었다. “어서 가. 당장!” 기모진은 멍하니 서 있는 소만리를 보며 재차 강조했다. “모진?” “경연이 온갖 나쁜 짓을 하긴 했지만 단 한 가지 옳은 말을 한 게 있어.” 기모진은 심호흡을 하고 팔을 에워싸는 욱신한 통증을 참으며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한 건 당신을 너무 아낀다는 거야.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당신을 사랑한 대가가 기 씨 가문을 모두 몰락시키는 거라면 그건 너무 참혹해.” 소만리는 지금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어 의식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소만리, 나도 좀 지쳤어.” 그는 갑자기 매우 피곤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더 이상 당신 때문에 나 자신과 기 씨 집안 전체를 희생할 수 없어.” 그는 말을 마쳤고 소만리의 시선은 빗물 때문인지 눈물 때문인지 흐릿해져 그의 윤곽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앞의 초췌한 얼굴을 헝클어진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당신도 가. 더 이상 날 위해 목숨 걸 필요 없어.” 기모진은 얼굴을 돌리고 소만리를 보지 않았다. 소만리는 입술을 꼭 깨물었고 가슴은 치명적인 아픔으로 굳어져갔다. 그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에게 내몰리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돌아섰다. 그의 무심한 태도를 지켜보다가 소만리는 차를 타고 떠났고 그녀가 떠나자마자 경찰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도착했다. 부상당한 앳된 경찰관은 즉시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 경찰들이 황급히 도착해 보니 경연이 손에 피투성이가 된 기모진을 겨누고 있었다. “경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선두에 오던 경찰이 물었다. 경연은 독소에 시달려 안색이 말도 못 하게 나빠진 기모진에게 고개를 돌리며 경찰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기모진이 탈옥하는 과정에서 내 총을 빼앗아 그를 쫓던 사복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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