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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8장

소만리도 밀리지 않으며 노기를 가득 띤 경연의 얼굴을 마주 보고 말했다. “나한테는 이러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 실컷 때리게 해 줘!” “...” 경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소만리, 난 기모진이 아니야. 그 사람처럼 밑도 끝도 없이 다 받아들여 줄 수는 없어. 만약 오늘 날 거절한다면 기모진이 치료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놓치는 거야. 잘 생각해 봐.” 경연은 잡았던 팔을 놓으며 돌아서서 소만리 곁을 떠나려고 할 때 귀띔했다. “사흘 안에 당신이 날 찾아오지 않으면 평생 절대 남사택을 찾지 못할 것이고 기모진은 기껏해야 2년 더 살 수 있어.” 헉. 소만리의 가슴 밑에서 묵직한 통증이 뻑뻑하게 전해져 왔다. 2년. 소만리는 2년 후에 기모진을 잃을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소만리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아파하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너 감히 소만리를 찾으러 오다니?” “소만리는 내 혼인 신고서에 있는 합법적인 내 아내야. 내가 여길 찾아오는 게 뭐가 잘못됐어?” 경연은 정색을 하고 대답했고 그렇게 말하면 기모진이 자극받을 것임을 분명히 알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기모진은 아무 노여움도 없이 웃었다. “혼인 신고서는 그냥 종이 한 장 일뿐. 경연, 소만리의 진짜 남편이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거야.” 경연이 이 말을 듣고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돌았고 무슨 말을 하려는데 소만리가 다가왔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모진 곁에 와서 그의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쓸데없는 사람과 쓸데없는 말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집에 가.” “그래, 우리 집으로 가자.” 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껴안고 경연을 뒤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던 경연은 속으로는 굉장히 화가 났지만 담담한 눈빛으로 말했다. “소만리, 정말로 그가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날 찾아와야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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