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3장
기모진은 강연도 예전에 이런 수법을 써서 그를 회유하려고 했던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은 그와 소만리의 사랑을 망친 사람들 일뿐이다. 한 명씩 사라지게 하는 게 좋을 것이었다.
붉게 달아오른 양이응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기모진의 머릿속에 갑자기 소만리의 애타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모진, 또다시 잘못된 실수하면 안 돼.”
아니, 소만리, 나 다시는 잘못된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거야.
내가 이 정도까지 하는 게 당신이 싫다면 하지 않을게.
이미 숨이 끊어질 정도로 목이 조여진 양이응이 저세상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모진은 손을 놓았다.
그녀는 진흙 위에 엎드려 숨을 헐떡이며 눈을 들어 마치 사탄처럼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를 보고 움츠리고 있었다.
“다, 다시는 소만리를 괴롭히지 않을 게요. 날, 놔주세요.”
기모진의 음흉한 눈빛이 온기 없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양이응을 사정없이 쏘아보며 말했다.
“강연이가 너한테 무슨 말 했어?”
양이응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당신이 만성 독소에 중독되어서 살 수가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리고...”
양이응은 눈을 굴리며 화제를 돌리려다가 기모진의 냉혹한 기운이 감돌자 무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리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
“예전에 강연이 말하기를 사람을 시켜 불을 질러놓고 당신이 한 것처럼 꾸민 거라고 했어요! 불은, 콜록콜록. 사실 당신이 지른 게 아니에요!”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갑자기 혈을 심하게 찔린 듯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는 비바람 속에 서서 모든 감각을 상실하였고 마치 그날 밤 불길에 휩싸인 모 씨 집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 같았다.
양이응은 아무 반응도 없는 기모진을 보고 재빨리 일어나 길을 가리지 않고 도망쳤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고 기모진은 빗속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 형언할 수 없는 쓴웃음이 한바탕 몰아쳤다.
불은 그가 지른 것이 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