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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장

소만리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부리나케 맨발로 나왔다. 그녀는 얼른 어린 아기를 안아 달래고 손을 뻗어 젖병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손이 닿자마자 누군가가 젖병을 건드린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젖병에 든 분유의 양도 줄어든 것 같았다. 그녀는 아직도 우는 아기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 녀석이 직접 젖병을 잡아서 마신 건 아니겠지. 위청재가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소만리는 별생각 없이 아기를 재운 뒤 머리를 말리고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스탠드를 켰다. 몸은 분명히 피곤한데도 좀처럼 잠에 들지 못했다. 소만리는 스탠드 테이블의 서랍을 열고 결혼반지 두 개와 조가비, 그리고 책갈피를 꺼냈다. 한참을 찬찬히 살펴본 후에야 그녀는 다시 그것들을 보석함에 넣고 서랍 속에 다시 집어놓고 누웠다. 그녀 옆의 텅 빈 잠자리를 보며 그녀는 손을 들어 베개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당신을 사랑하고도 왜 이렇게 되었을까? 기모진, 당신 말해 봐. 왜...”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려 보았지만 어떤 답도 얻을 수 없었다. 한참 후 방 안에는 아무런 기척도 나지 않았다. 장롱 뒤에 계속 숨어 있던 기모진은 소리 없이 아픔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그는 살금살금 침대 곁으로 다가가 옆으로 누운 소만리를 보았다. 그녀의 손이 아직도 그의 베개 위에 얹혀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눈시울울 적시기 시작했고 그녀에게 이불을 살짝 끌어당겨 주었다. 고개를 숙이고 소만리의 눈썹에 입을 맞추던 기모진은 소만리의 목에 반창고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쳤나? 어떻게 다친 거지? 그는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되었지만 소만리를 깨울까 봐 오래 머물지 못했다. 기모진은 살금살금 방을 나갔다. 그러나 문을 닫으려는 찰나 마침 위층에 올라온 위청재와 맞닥뜨리고 말았다. “모진아!” 위청재는 놀라고 기뻐서 물었다. “언제 왔어?” “소만리 깨우지 말아요.” 기모진이 주위를 상기시키며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위청재도 그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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