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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장

방으로 돌아온 후, 서하윤은 바로 짐을 정리하지 않았다. 사실 정리할 것도 별로 없었다. 캐리어는 이미 열어 둔 상태였고, 안에는 잠옷과 스킨케어 제품 몇 가지만 넣으면 됐다. 강은별은 어두운 안색으로 방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앉았다. "내가 같이 있어 줄게." 서하윤이 말했다. 강은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늘 피한다고 해도 다음번이 있을 거야. 곽경훈이 다시 F국으로 돌아온 건 분명 나와 진지하게 대화하고 싶어서일 거야. 이렇게 질질 끌고 싶지 않아. 만약 곽경훈에게 어떤 의구심이나 생각이 있다면 오늘 다 털어놓고 말해보려고." 처음에는 이혼이 끝이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은별에 대한 곽경훈의 마음으로 생각했을 때, 그는 절대 강은별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곳은 호텔이다. 약 10분쯤 지났을 때, 차은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몇 분만 기다려줘. 곧 내려갈게.” “서두를 것 없어.” 강은별은 서하윤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차은우를 보자마자 강은별은 농담을 던졌다. “차 회장님, 겨우 하루 떨어진 것뿐인데 벌써 하윤이가 보고 싶어진 거예요? 저 하윤이와 하룻밤 더 같이 있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급하게 데리러 오시면 어떡해요.” 차은우는 서하윤을 빤히 쳐다보며 바로 인정했다. “맞아요, 정말 보고 싶었어요.” 강은별은 차은우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인정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서하윤은 그의 말에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차은우의 말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이성을 지키지 않으면 정말로 그의 말을 믿어버릴 뻔했다. “그럼 난 먼저 갈게. 며칠 내로 다시 보자. 잘 지내고 있어.” 서하윤은 강은별에게 인사를 건넸다. “걱정 마. 난 항상 씩씩하잖아! 시간도 늦었으니 빨리 차 회장님과 함께 호텔로 가서 쉬어.” 강은별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서하윤이 탄 차가 시선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강은별은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방금 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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